유럽 전역에서 최근 옥사한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추모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러시아대사관 앞에는 시민 500∼600명이 나발니의 사진과 꽃을 놓고 촛불을 켠 채 그를 추모했다.

러시아 경찰에 체포돼 법원으로부터 30일 구금 명령을 받은 알렉세이 나발니. (사진=AP연합뉴스)

참석자들은 나발니의 정적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살인자"라면서 "러시아가 살인을 저지른다"고 푸틴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아울러 이들은 "푸틴을 헤이그로", "살인자를 잡아넣어라."라고 외쳤다. 네덜란드 헤이그는 국제형사재판소가 소재한 곳이다.

참석자 대부분은 러시아어를 구사했고, 러시아인이 반전 시위에서 사용하는 '백청백기'를 들거나 몸에 두른 경우도 있었다. 독일 내 '자유 나발니' 운동에 참여하는 예브게니 시로킨은 나발니의 흑백 사진을 들고 "심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이 사건은 우리가 계속 일하고 푸틴에게 맞서 투쟁하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 폴란드 바르샤바의 러시아대사관 앞에도 100여명이 운집했고, 스위스에선 취리히 기차역과 제네바 유엔(UN) 건물 앞에 각 300여명과 100여명이 모여 나발니를 추모했다. 이외 파리, 로마, 암스테르담, 바르셀로나, 헤이그, 리스본 등 유럽 전역에서 푸틴 대통령을 비난하는 집회가 열렸다.

러시아 야권 지도자 나발니는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시베리아 지역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지난 16일 사망했다.

해외에서 망명 중인 반정부 운동가들도 푸틴 대통령 비판에 나섰다. 반정부 활동가인 드미트리 구드코프 전 하원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알렉세이의 죽음은 살인이며 푸틴이 조직한 것"이라며 "알렉세이가 '자연적' 원인으로 사망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감옥에서의 중독과 추가적인 고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나발니 사망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