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명단 통보에 반발이 잇따르는 데 대해 "국민들이 변화를 바란다"고 일축했다. 비명계 현역을 제외한 채 이뤄지는, 주체가 불분명한 여론조사 등 논란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표는 20일 국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종의 진통"이라며 "훌륭한 인물들로 공천관리위원회가 잘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오전부터 하위 평가자 통보가 시작되며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탈당을 선언했고, 이날 박용진·윤영찬 의원 등이 항의성 기자회견을 열고 평가 결과에 불복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 대표는 "우리 당은 국민의힘과 다르게 이미 1년 전에 정해진 시스템, 특별당규, 당헌에 따라 공천이 공정하게 진행된다"며 "평가 결과에 대해 모두가 만족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본인은 동의하지 못하는 평가에 대해 당연히 불평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이 새로운 정치를 바라시고 공천 과정에서 변화를 바라신다"며 "혁신이란 게 언어, 의미가 가지는 것처럼 정말 가죽을 벗기는 고통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이해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는 '하위 20% 명단에 비명계가 대거 포함됐다는 지적이 있지 않느냐'고 묻는 말에 "그렇지 않다"며 "제가 아끼는 분들도 많이 포함된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고 답했다. 특히 "저는 명단이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른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갈무리

이후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라고, 첫 가지가 다음 가지에 양보해야 큰 나무가 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며 "모든 원망을 대표인 내게 돌리라"고 했다. 반발 기류에도 물갈이 의지를 거듭 천명한 셈이다.

아울러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21대 국회의원 평가는 4년 전 20대 국회의원 평가 시스템을 그대로 준용해 실시됐다"며 "정치적 고려로 평가가 이뤄졌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평가 항목 중 영향을 미친 항목은 본회의 질의 횟수, 본회의·상임위 출석률, 의원들 간의 다면평가(상대평가), 해당 지역 유권자 여론조사 등"이라며 "근소한 차이로 평가 순위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런 실적이 영향을 줬다"고 세부 항목별 배점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임혁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전날 오전부터 하위 평가 대상자에 개별 통보를 시작했다. 하위 20%에 해당하는 현역은 경선 득표수의 20%, 최하위 10%는 30%가 감산된다. 이 때문에 최하위 10% 대상자는 사실상 '공천 배제'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