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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증시, ‘잃어버린 30년’ 넘었다…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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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평균이 종가 3만9098.68엔으로 거래를 마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PA 연합뉴스
일본 증시가 22일 과거 버블기 때 기록한 고점을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제 정체라는 ‘잃어버린 30년’을 지나, 35년 만에 ‘고점의 벽’을 넘어선 것이다.

닛케이평균은 이날 오전 장중 한때 3만8925엔을 기록하며 버블 경제 최고점이었던 1989년 12월 29일 기록했던 종가 기준 최고치(3만8915엔)을 넘어섰다. 이후 상승을 계속해 3만9000엔 선을 뚫었고, 전일보다 2.2% 오른 3만9098.68엔으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 증시는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 기대감을 키워왔다. 닛케이평균은 연초 이후 15%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약 5% 상승(21일 기준)했고 한국의 코스피가 횡보 중인 것과 대조된다.

전일 인공지능(AI)에 강한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의 실적이 예상보다 훨씬 좋게 나오며 미 증시가 이끄는 글로벌 증시 ‘랠리(전반적 상승)’ 기대감을 키운 것도 닛케이평균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21억달러, 순이익 123억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뛰어넘었다. 매출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65%, 769% 늘었다. 엔비디아 실적은 뉴욕 증시 미감 이후 발표됐고,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9% 급등했다.

일본 주요 기업 중에도 주가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올해 들어 도요타·닌텐도·오리엔털랜드 등 도쿄 증권거래소 상장 기업(우량주인 ‘프라임’ 기준) 가운데 10%가 넘는 200곳 이상이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거품 경제’ 정점이었던 1980년대 말 이후에 고점을 탈환했지만, 당시와 비교하면 일본 증시의 ‘체력’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일본 상장사 1020곳의 1분기 순이익이 총 43조5000억엔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상장사의 순이익은 3분기 연속 증가세다. 매출 대비 순이익률도 5.8%를 기록해, 2022년 1분기(6.1%)를 제외하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가 될 전망이다. 2022년은 코로나 팬데믹이 풀리는 시점으로 이례적으로 높은 순이익률을 기록한 측면이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이 점점 격화되면서 중국에 몰렸던 글로벌 투자 자금이 빠지고, 그 돈이 일본 증시로 몰린 것도 일본 증시에 호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일본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실적을 배경으로 닛케이평균이 올해 4만엔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 다이와증권은 15일 닛케이평균의 2024년 전망치를 지난번 예측 때보다 3400엔 높인 4만3000엔으로 제시했다. 다이와증권의 아베 겐지 연구원은 “일본 주식 전체의 예상 EPS(주당 순이익)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에 대한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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