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50일도 안 남았는데 선거구 획정 못한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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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이 5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가 선거구 획정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지난 21일(재외선거인명부 작성일)도 지키지 못했지만 아직까지 전북과 부산지역 의석 수를 놓고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각 당에게 유리한 지역구 의석을 사수하기 위해 선거구 획정마저 미루고 있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어제 오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가 선거구 획정 관련 입장을 통보했다”며 “국회의원 정수, 지역구, 경계조정 등 모두 선관위 안대로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돌고 돌아 원안으로 돌아간 셈이다.
윤 원내대표는 “양당 정개특위 간사 간 합의가 돼서 지역구 몇 군데를 특례구역으로 지정하자고 합의해 선관위에 통보했다”며 “생활권이 맞지 않은 거대 선거구의 탄생으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있는 지역구라서 기합의된 것이다. 여야 간 합의를 통해 관련 선관위 안을 조금 수정하자고 협상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강원도는 문제가 있다”며 “6개 선거구를 관할하는 선거구가 생기는데 지역이 넓어서 우리당은 현행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획정위는 지난해 12월 경기 평택과 하남, 화성, 인천 서구, 부산 북·강서구 등 6개 지역구를 늘리고 서울 노원과 경기 부천, 안산, 전북 등 6개 지역구를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한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또 서올 종로구, 중성동갑·을 지역구를 종로구·중구, 성동구갑·을로 조정해달라고 국회에 송부했으나 여야는 종로 지역구의 정치적 상징성을 고려해 기존의 지역구로 가기로 잠정 협의했다. 또 강원도 춘천을 춘천시 갑·을로 단독 분구하고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을 하나의 선거구로 묶으라는 권고도 따르지 않기로 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쟁점인 ‘전북’과 ‘부산’ 의석 수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윤 원내대표는 “(부산 의석 수를 줄이자는 민주당 측 제안이) 그 전에 왔지만 그것은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통보했다”며 “부산의 1석을 양보하고 전북 의석을 늘린다는 안은 우리 당 입장에서 수용 곤란한 안으로 통보했다”고 전했다.
앞서 국민의힘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회의를 열고 선거구 획정 협의 현황 등을 공유했지만 별다른 합의점은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개특위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회의 후 “부산 의석 수를 줄이고 전북 의석 수를 늘리자는 (민주당 측) 제안이 있었는데 선관위 획정안이 공개된 상태에서 어느 특정 지역의 의석을 줄이는 것은 해당 지역의 민심을 고려했을 때 함부로 줄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양수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잠정협의안을 다 무시했다. 일종의 협상테이블을 걷어찬 것으로 표현하는데 저희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기존의 특례지역으로 협의한 안이 최종확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개특위 소속 의원은 “29일까지 어떻게든 통과시켜야 하지 않겠냐”면서도 “쟁점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여야는 29일 국회 본회의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 날인데 통상 총선 한 달 전에는 국회 본회의를 열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거구를 획정할 마지막 기회다.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3월 임시국회를 이례적으로 소집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월 4일 임시국회 본회의 가능성도 언급된다.
3월 임시국회에서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하더라도 선거구 획정 ‘역대급 지각’이라는 오명은 여전하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획정위가 설치된 15대 총선 이후 국회에서 선거구 획정안이 가장 늦게 처리된 때는 17대 총선(선거일 37일 전)이었다.
신현주·양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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