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임 1차관이 26일 기자들과 만나 "연구 현장과 소통을 강화해 과정 중심의 R&D 제도로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과기정통부는 1차관과 함께 2차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모두 교체하며 인적쇄신을 단행했다./세종=이병철 기자

이창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임 1차관이 26일 “반도체, 이차전지, 양자 같은 다음 세대의 먹거리 기술을 전략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이 불가능하다”며 “연구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정부 정책의 부작용은 없는지, 강화해야 할 요소는 무엇인지 잘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선서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강도현 신임 2차관과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함께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1·2차관과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모두 교체하며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이례적으로 차관급 인사를 한 번에 교체하면서 과학기술계에서는 올해 정부 R&D 예산 삭감 과정에서 불거진 소통 부재 문제와 과학계의 반발을 의식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차관도 취임 후 활동 목표로 연구 현장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차차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며 “많은 부분을 질책해주면 반면교사 삼아 정책을 보다 멋지게 만들 수 있도록 진심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 차관과 류 본부장은 이날 취임 후 첫 행보로 연구자들과 만나 현장 의견을 듣는다. 이 차관은 대전 한국연구재단에서 연구사업관리전문가(PM)과 만나 R&D 매니지먼트 고도화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다. 류 본부장은 성남 한국과학기술한림원에서 차세대과학기술한림원(Y-KAST) 회원과 만나는 일정을 소화한다.

류광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R&D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예산 조정이 불가피했다"며 "내년도 예산은 증액하는 방침으로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세종=이병철 기자
이 차관은 “반도체, 이차전지, 양자처럼 차세대 먹거리 기술에 대해 전략적 준비와 인력 양성 준비가 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경쟁할 수 없다”며 “연구 현장과의 의견 일치를 위해 치밀하게 정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선도적으로 R&D 예산 구조를 바꾸겠다고 했다”며 “이 과정에서 어떤 사업을 해야 할지, 어떤 과정을 거칠 지를 고민하며 과정 중심으로 정책을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올해 정부 R&D 예산 삭감에 대해서는 제도 혁신과 함께 병행해 연구 현장의 우려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류 본부장은 “R&D를 구조조정하려면 예산도 따라갈 수 밖에 없다”며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혁신 방안도 발표하면서 제도, 시스템도 같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내년도 예산은 대통령도 충분하게 지원하겠다고 분명히 말했다”며 “현재는 재정 당국과 계속 의논을 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취임사에서도 연구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제도 개선을 통한 R&D 혁신 계획이 담겼다. 이 차관은 취임사에서 “관성적으로 해오던 낡은 방식의 과학기술 정책과 지원제도에서 탈피해 선도적 R&D 시스템으로 혁신해야 한다”며 “연구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면서 보완할 수 있도록 소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류 본부장은 “소규모 파편화 R&D 사업을 통합해 규모 있는 사업으로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초·원천연구와 차세대 기술에 긴 안목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