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입당도 탈당도 자유”…설훈 “李 연산군, 교도소 안갈 생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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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의연한 기득권들을 그대로 다 은둔시키고, 자기 가까운 사람이라고 꽂아 넣는 국민의힘 식의 공천, 민주당은 하지 않는다”(이재명 대표)
이 대표가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임 전 실장의 요구를 한 시간만에 일축하면서 당내 친명(친이재명)계와 친문(친문재인)계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 대표는 홍영표 의원 등 친문계가 “최대 10명 릴레이 탈당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에 대해서도 “입당도 자유고 탈당도 자유”라며 “경기하다가 질 것 같으니까 경기 안 하겠다, 이런 건 국민들 보시기에 아름답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 “86그룹, 더는 이 대표 돕지 않을 것”
임 전 실장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컷오프에 대해 “(당 지도부가) 며칠이고 모여 앉아 격론을 벌여달라”며 재고를 요청했다. 향후 거취는 지도부의 답을 들은 뒤 표명하겠다면서도 탈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정치는 생물”이라며 여지를 남겨뒀다. 탈당 카드로 막판 압박에 나선 것.
그러자 이 대표는 한 시간 여 뒤 곧장 기자들과 만나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규칙이 불리하다고, 경기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해서 중도에 포기하는 것은 자유지만 그게 마치 경기 운영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화에는 반드시 소리가 날 수밖에 없다. 조용한 변화라고 하는 것은 마치 검은 백조 같은 것”이라고도 했다. 충분히 예상했던 수준의 반발이라는 취지다. 당이 이날 친문 좌장 홍영표 의원(인천 부평을·4선)과 이장섭 의원(충북 청주-서원·초선) 등 친문계와 ‘김근태계’인 기동민 의원(서울 성북을·재선) 지역구를 전략공천 대상으로 정한 것에도 이 같은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의 날 선 반응에 친문계에선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홍영표 의원은 이날 저녁 임 전 실장의 항의성 유세 현장을 찾아 이 대표의 ‘탈당은 자유’라는 발언에 대해 “이 대표다운 발언”이라며 “나갈 사람 나가라는 바람을 그대로 표현한 것 아니냐”고 했다. 앞서 하위 10% 통보를 받은 윤영찬 의원도 이 자리에 참석해 “(당이) 분열의 길을 자초해서 가고 있다”며 “민주당이 살기 위해 임 전 실장의 공천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기 의원의 컷오프로 김근태계와 와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주축인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의 반발도 격화되고 있다. 한 의원은 “기 의원을 컷오프하려면 함께 라임 금품 수수 의혹에 연루된 이수진 의원(비례)과 대장동 의혹 당사자인 이 대표도 같은 조치가 돼야 공정한 공천 아니냐”고 했다.
더미래 소속이자 당 공천관리위원을 맡았던 이재정 의원도 전날 밤까지 이어진 공관위 회의에서 기 의원 컷오프에 반발하다 결국 공관위원직을 사퇴했다. 더미래 소속 핵심 관계자는 “더 이상 86그룹도 이 대표에게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총선 아닌 이후 당권 노린 파워게임”
당내에선 이번 갈등이 당장 총선이 아닌 8월에 치러질 전당대회에 대비한 파워게임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 친명 의원은 “임 전 실장 등 친문계가 윤영찬 의원의 탈당을 만류하며 ‘차기 당권을 우리가 차지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이 대표가 크게 분노했다”며 “그 때 이미 물갈이 결심이 선 듯하다”고 했다. 윤 의원도 “이 대표가 전당대회와 차기 대선 라이벌의 싹을 아예 잘라버리겠다는 생각 아닌가”라고 했다.
다만 친문 중진들이 선뜻 집단행동에 나서지 못한 채 각자도생만 고민하고 있어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산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명계 중진 의원은 “남은 친문 주자들이 대부분 지역 기반도 약한 데다, 계파를 이끌어갈 만한 대선주자급도 없다”며 “이미 단수공천을 받은 친문들은 각자 자기 선거 준비에만 여념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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