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엽기 살인' 정유정, 항소심도 사형 구형…"죗값 받으면 새사람"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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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지난해 부산에서 또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정유정(24)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다.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재욱)는 28일 오전 살인 및 사체손괴, 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유정의 항소심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정유정에게 1심 구형과 같은 사형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정유정 측 변호인은 "피고인의 잘못은 비록 변명의 여지가 없이 중대한 것임이 틀림없으나 검사의 구형과 원심의 선고형이 모두 중형에 해당하는 만큼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양형 기준이 유사한 다른 범행들에 비해 피고인에 대한 형이 과중한 것은 아닌지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이 사건 이후 가족들과 함께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지난해 7월경부터 현재까지 약을 복용 중이다. 피고인이 정신과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며 뉘우치고 진심으로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죄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있도록 살펴봐 달라"고 덧붙였다.
정유정은 최후 진술에서 자신이 직접 적어 온 글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그는 울먹이면서 "먼저 이렇게 큰 사건을 저지른 당사자로서 피해자분과 유가족분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이미 엎질러진 일이기에 다시 되돌릴 순 없지만 그래도 죗값을 받으면 반성하고 새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끝으로 다시 한번 피해자의 명복을 빈다"고 거듭 사죄했다.
아울러 검찰이 항소심에서 추가 증거로 제출한 정유정과 가족들의 접견 녹취록은 공개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선량한 풍속에 반하는 내용이 담겨있을 수도 있다"며 접견 녹취록 증거 조사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지난 기일 검찰은 접견 녹취록에 아버지와 접견할 당시 정유정이 '억지로라도 성의를 보일 목적으로 반성문을 적어야겠다'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또 정유정이 압수수색 관련 '방을 치워놨어야 한다'며 할아버지를 원망하는 모습과 스스로 본인의 죄가 사형 또는 무기징역임을 인지하고 이를 회피하고자 양형 자료를 찾는 모습이 담겨있다고 검찰은 전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유정의 선고 기일을 다음달 27일로 지정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1월 정유정에게 무기징역 선고와 함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0년 등을 명령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해 5월 26일 오후 5시 41분께 중학생인 것처럼 가장해 A(20대)씨의 집에 들어간 뒤 가져온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A씨를 10분간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유정은 A씨를 실종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같은날 오후 6시 10분부터 오후 9시까지 미리 준비한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고, 다음날 오전 1시 12분께 A씨의 시신 일부를 경남 양산시에 있는 공원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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