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전망치 올려잡은 한은…여행수지·배당소득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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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만성적 '적자늪'에 빠져있는 서비스수지는 골칫거리다. 지난해 경상수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 본원소득수지 효과도 지난해만 못할 전망이다.
8일 한은이 발표한 '2024년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1월 경상수지는 30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9개월 연속 흑자다.
상품수지가 1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덕분이다. 1월 상품수지는 42억4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전월(80억4000만달러 흑자)보다는 흑자폭이 크게 줄었는데 이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통상 연간수출실적이 마감되는 전년도 12월에 비해 새해 1월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크게 줄어드는 경향을 띤다. 실제 전년 동월(73억5000만달러 적자)과 비교해 1월 상품수지는 크게 증가했다.
수출 개선세가 뚜렷하다. 지난 1월 수출액은 552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7% 증가했다. 수출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기록한 건 2022년 5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었다. 1월 반도체 수출(95억3000만달러)은 전년 동월 대비 52.8% 증가했다. 승용차 수출(59억9000만달러)도 전년 동월 대비 24.8% 늘었다.
정부와 한은은 이같은 수출 개선세에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상수지가 500억달러 흑자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기존 전망치(490억달러)보다 30억달러 많은 520억달러를 제시했다.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흑자폭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초반 분위기는 좋다. 1월에 이어 2월 무역수지도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42억9000만달러 흑자로 1월(3억달러)보다 흑자규모를 키웠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부장은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40억달러 가까이 확대된 만큼 2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월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간 경상수지는 계절적 요인으로 등락이 있겠지만 한은이 전망하는 흑자 기조에는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월 서비스수지는 26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21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겨울방학철을 맞아 해외로 떠난 사람들이 늘면서 여행수지가 14억7000만달러 적자를 낸 영향이다.
송 부장은 "겨울방학이 끝나며 2월에는 출국자수가 조금 줄어들고 춘절 연휴로 중국인 관광객 입구자수가 늘면서 2월 여행수지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향후 중국인들의 여행 수요가 본격화 될 필요가 있고 코로나19(COVID-19) 이전 수준과 비교했을 때 입국자 수가 많이 늘진 않아서 여행수지 적자 흐름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본원소득수지 효과도 지난해만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본원소득수지는 16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전년 동월(66억7000만달러), 전월(24억6000만달러)보다 크게 감소했다. 본원소득수지 16억달러대 흑자는 예년 1월과 비슷한 규모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46억5000만달러 크게 줄었다.
앞서 정부가 세제개편을 통해 지난해부터 한국 기업의 해외 자회사가 국내 본사로 보내는 배당소득에 대한 과세 부담을 크게 줄여주면서 지난해 배당소득수지는 244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22년(122억1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2배 확대됐다.
하지만 이같은 효과가 올해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실제 1월 배당소득수지(13억5000만달러 흑자)는 전년 동월 대비 46억달러, 전월 대비 9억달러 줄었다. 제도가 첫 시행된 지난해보다 올해는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로부터 국내로 돈을 들여올 여력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송 부장은 "작년의 경우 해외자회사 현금 배당에 대해 과세하지 않는 익금불산입제도가 시행된 특수요인이 있었다"며 "작년보다 올해 본원소득수지 규모는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우리나라의 해외직접투자가 증가하는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특히 해외 자회사 중 글로벌 IT(정보기술) 회사 같은 경우 글로벌 IT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작년보다 (흑자규모는) 축소되겠지만 예년보다는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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