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 반기 든 두 아들…한미약품 회장 "남편 살아있어도 이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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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그룹과의 통합을 두고 장·차남과 갈등을 겪고 있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언론에 심경을 밝혔다. 송 회장은 지난 8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창업자이자 남편인 고(故) 임성기 회장이 있었어도 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며 “OCI와의 통합은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는 신약 개발 명가’라는 한미의 정체성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임 회장이 별세한 2020년 이후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대표를 맡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송 회장은 장녀인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과 상의 끝에 지난해 12월 OCI에 지분 매각을 통한 그룹 합병을 결정했다.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7703억원에 취득하고, 임주현 전략기획실장(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내용이다. 통합이 완료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가 된다.
이날 송 회장은 장남(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차남(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이 낸 한미사이언스의 OCI홀딩스 대상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곧 있을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에서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임종윤·종훈 사장은 자신들을 포함한 6명을 한미사이언스 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주주제안을 보낸 상태다.
이날 송 회장은 어머니로서 아들들에게 서운함을 표하기도 했다. “임 회장과 결혼 전부터 한미약품 설립 계획을 함께 세웠고, 회사 터를 보는 것부터 해서 50년 동안 함께 회사를 이끌어왔는데 아버지가 같은 결정을 했다고 해도 아들들이 반기를 들었을지 생각하면 괴롭다”며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고 빨리 회사를 튼튼하게 정비하고 싶다”고 했다. 송 회장과 유족들은 5400억원대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Q : 언론 앞에 직접 나선 이유는.
A : (가족 간 경영권 분쟁은) 이겨도 지는 것이라고, 참으면 지나간다고 생각했는데 골이 점점 깊어지는 것을 보고 제가 이렇게 행동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얘기하고 싶었다. 임 회장께서 돌아가신 후 차남이 ‘어머니께서 회장 자리에 오르시라’고 가족과 친인척들이 있는 자리에서 제안했고, 가족과 한미 경영진 모두 찬성해 그렇게 했다. 또 상속세 문제로 고민할 때 첫째 아들이 ‘펀드에 지분을 넘기는 것은 절대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최선의 방안을 찾은 게 OCI와 통합이다. 5400억원대 상속세가 이번 통합의 단초가 됐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겠다. 그러나 그것만은 아니다. 상속세 재원 마련은 ‘현실의 문제’고, OCI그룹과 통합은 세계적 제약·바이오 기업이 되겠다는 ‘한미의 미래’가 달린 일이다. 가족이 합심해야 하는데 주주들에게 송구하다.
Q : 왜 OCI그룹과 통합인가.
A : 임 회장 시절 한미약품이 동아제약 지분을 취득했었다. 그러자 ‘한미가 동아제약을 상대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하려 한다’는 얘기가 돌았다. 임 회장은 당시 ‘동종 기업 간 윈윈은 한국에선 불가능한 것 같다’고 하며 동아제약과 협력을 포기했었다. 그래서 이종 기업인 OCI그룹과의 통합 모델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금호석유화학·한국콜마 등과도 논의가 있었지만 업종, 자본력, 평판, DNA 등을 봤을 때 OCI와 우호적 협력을 가장 잘할 수 있을 거라 결론 냈다. 이우현 OCI 회장 어머니인 김경자 송암문화재단 이사장과는 2017년 미술관 모임에서 처음 만나 인연을 맺었다.
Q : 두 아들, 그리고 한미사이언스 지분 11.1%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화학 회장과는 연락하나.
A : 통합 발표 이후에는 아들들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차남과는 문자 등으로 연락한다. 공과 사를 분명히 하기 위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멤버가 아닌 아들들에게 미리 통합 계획을 얘기할 수 없었다. 발표 이후 차남에게는 설명했지만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 장남에겐 못했다. 신 회장은 남편의 후배로 30년 전부터 가족처럼 지낸다. 얼마 전에도 만났고, 확답은 할 수 없지만 우호 지분으로 확보했다고 느낀다.
한편, 임종윤 사장 측은 지난 1월 중순 중앙일보와 인터뷰 등을 통해 OCI 통합 추진 과정에서 사업성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제3자 유상증자는 불법이라는 점 등을 주장했다. 여동생인 임주현 사장에 대해서는 “2020년 이후 내 연락에 답한 적 없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송 회장 측은 가족이 화목하게 지내왔으며 경영권 분쟁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가처분 신청 결과는 이달 28일 주주총회 전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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