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신임장 사본 들고 출국… 野 “도피 도운 장관들 탄핵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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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금지 해제 이틀만에 호주로
채상병 수사외압 규명 차질 예상
공수처 “법-원칙따라 수사할것”
野 “외교-법무장관 고발조치”
이종섭 전 장관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고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중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 대사로 부임하기 위해 10일 오후 출국했다. 법무부가 이 전 장관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한 지 이틀 만이다.
이 전 장관이 7일 공수처에 출석해 4시간 약식 조사를 받은 지 3일 만에 출국하면서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야권은 “공권력을 동원해서 피의자를 도피시켰다”며 반발했다.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브리즈번행 대한항공편으로 출국한 이 전 장관은 호주 정부에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장 사본을 먼저 제정(제출)한 뒤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장관은 호주 정부의 부임 동의(아그레망)를 받은 만큼 일반적인 대사 업무는 바로 할 수 있다.
다만 해외 파견 대사는 국가원수로부터 받은 신임장 원본을 주재국 정부에 제정한 이후 대사 직함으로 공식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신임장 사본만 받은 이 전 장관은 일단 사본을 주재국 의전장 등에 제출한 뒤 현지 한인들이나 호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는 업무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외교부는 이 전 장관을 신임 대사로 임명한 것과 관련해 호주 정부가 외교 채널을 통해 항의한 사실은 없다고 거듭 밝혔다. 만약 이 전 장관이 재판에 넘겨질 경우 대사 업무 수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외교가에서 나온다.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해병대수사단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결재한 후 이를 번복해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9월 수사에 착수한 공수처는 올 1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또 이 전 장관과 신범철 전 차관, 김 사령관, 유 관리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및 박경훈 조사본부장 등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8일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한 뒤 공수처는 “법과 원칙에 따라 사실 규명을 위한 수사는 계속하겠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그러나 핵심 피의자가 해외로 출국한 데다 공수처장 공백도 이어지고 있어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전 장관 측은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 목적을 가지고 수사를 이용하는 것 같다”고 공수처를 비판했다. 신 전 차관을 비롯해 주요 실무진에 대한 피의자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단계는 아니라는 취지다.
野, 인천공항서 이종섭 규탄 회견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왼쪽에서 세 번째)와 민주당 의원들이 10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고 수사 외압 의혹을 받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주호주 대사 부임을 위해 출국하자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병주 의원,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홍 원내대표, 박찬대 최고위원. 인천=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것이 바로 정권이 강조하는 ‘법치와 공정’, 자유 대한민국의 실체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해병대 상병의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필수”라며 “대통령은 탄핵 추진을 피해서 국방장관을 전격 교체하더니 급기야 그를 주호주 대사로 임명해서 해외로 빼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10일 원내지도부와 인천공항을 찾아 규탄대회를 열었다. 홍 원내대표는 “주요 피의자를 국가 기관이 공권력을 동원해서 해외로 도피시킨 사건”이라며 “윤 대통령의 이런 행태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외교부·법무부 장관 등을 고발조치 하고, 필요하다면 장관 탄핵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우리 편이면 출국금지도 무력화하는 행태에 공정과 상식은 어디에 있나”라고 비판했다.
호주 교민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진보성향 교민단체 ‘촛불행동 시드니’ 회원 50여 명은 9일(현지 시간)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단체는 13일 캔버라 주호주 한국대사관 앞에서도 집회를 열 예정이다.
반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특별한 지시를 하지 않았고, 임명에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대사 임명을 철회할 이유가 없다”며 “야당이 반발한다고 다 수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채상병 수사외압 규명 차질 예상
공수처 “법-원칙따라 수사할것”
野 “외교-법무장관 고발조치”
이 전 장관이 7일 공수처에 출석해 4시간 약식 조사를 받은 지 3일 만에 출국하면서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야권은 “공권력을 동원해서 피의자를 도피시켰다”며 반발했다.
● 대사 업무 바로 수행할 듯
다만 해외 파견 대사는 국가원수로부터 받은 신임장 원본을 주재국 정부에 제정한 이후 대사 직함으로 공식 역할을 할 수 있다. 현재 신임장 사본만 받은 이 전 장관은 일단 사본을 주재국 의전장 등에 제출한 뒤 현지 한인들이나 호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는 업무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외교부는 이 전 장관을 신임 대사로 임명한 것과 관련해 호주 정부가 외교 채널을 통해 항의한 사실은 없다고 거듭 밝혔다. 만약 이 전 장관이 재판에 넘겨질 경우 대사 업무 수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외교가에서 나온다.
● 공수처 수사 차질 불가피
이 전 장관은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는 해병대수사단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결재한 후 이를 번복해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9월 수사에 착수한 공수처는 올 1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또 이 전 장관과 신범철 전 차관, 김 사령관, 유 관리관, 김동혁 국방부 검찰단장 및 박경훈 조사본부장 등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가 8일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한 뒤 공수처는 “법과 원칙에 따라 사실 규명을 위한 수사는 계속하겠다”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그러나 핵심 피의자가 해외로 출국한 데다 공수처장 공백도 이어지고 있어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전 장관 측은 10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치 목적을 가지고 수사를 이용하는 것 같다”고 공수처를 비판했다. 신 전 차관을 비롯해 주요 실무진에 대한 피의자 조사도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단계는 아니라는 취지다.
● 민주당 “외교·법무장관 탄핵 검토”
홍익표 원내대표는 10일 원내지도부와 인천공항을 찾아 규탄대회를 열었다. 홍 원내대표는 “주요 피의자를 국가 기관이 공권력을 동원해서 해외로 도피시킨 사건”이라며 “윤 대통령의 이런 행태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외교부·법무부 장관 등을 고발조치 하고, 필요하다면 장관 탄핵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우리 편이면 출국금지도 무력화하는 행태에 공정과 상식은 어디에 있나”라고 비판했다.
호주 교민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진보성향 교민단체 ‘촛불행동 시드니’ 회원 50여 명은 9일(현지 시간)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단체는 13일 캔버라 주호주 한국대사관 앞에서도 집회를 열 예정이다.
반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특별한 지시를 하지 않았고, 임명에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다른 고위 관계자도 “대사 임명을 철회할 이유가 없다”며 “야당이 반발한다고 다 수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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