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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단 장악·미 압박’에 아이티 총리 결국 사임…새 정부 구성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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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카리브공동체 지도자들, 총리 사임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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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엘 앙리 아이티 총리가 지난 3월1일 케냐 나이로비의 미국국제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강의하고 있다. 나이로비/AFP 연합뉴스
무장 갱단의 폭력사태로 무정부 상태가 이어져 온 카리브해의 섬나라 아이티에서 총리가 사임했다.

중남미 국가 협의체인 카리브공동체(카리콤) 지도자들은 11일 밤 자메이카에서 긴급회의를 한 뒤 아리엘 앙리 총리의 사임을 확인했다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카리콤 의장인 이르판 알리 가이아나 대통령은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임시대통령위원회 구성과 임시총리 지명에 따라 앙리 총리의 사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알리 대통령은 임시대통령위원회에 여러 연합의 대표자들, 민간 부문과 시민단체, 종교 지도자 등을 포함해 선임위원 7명과 참관인 2명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카리콤 회의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참석해 아이티 사태 해결책을 모색했다. 블링컨 장관은 회의에서 기존 2억달러(약 2618억원) 지원에 이어 1억달러(약 1310억원) 추가 지원금을 약속했고, 즉각적인 인도적 지원을 위해 3300만달러(약 432억원)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아이티는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당시 대통령이 콜롬비아 용병들에게 암살된 뒤 국가적 혼란이 거듭됐다. 당시 총리였던 앙리는 과도정부 수반으로 새 정부 구성을 약속했지만, 최근까지 선거를 시행하지 못하면서 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 직을 유지하고 있었다. 빈곤과 자연재해 등으로 사회 혼란상이 이어지던 중 앙리 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던 조직범죄단 지나인(G9)의 수장 지미 셰리지에의 장악력이 커졌고, 그는 앙리 총리가 다국적군 파견을 요청하기 위해 이달 초 케냐를 방문한 틈을 타 공항과 도로를 점령하고 교도소 재소자들을 탈출시키는 등 국가를 무법천지로 만들었다.

앙리 총리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머물며 귀국을 타진했으나 내부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정치적 해결을 촉구하는 미국 정부 쪽 압박에도 직면했다. 유엔은 이번 사태로 아이티 국민 수십명이 사망하고 약 1만5000명이 집을 잃었다고 밝혔다.

시엔엔은 신임 정부 구성에 누가 개입할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돈세탁 혐의로 복역했다가 최근 미국에서 아이티로 추방된 정치인 가이 필리프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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