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람들은 음모론을 믿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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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2016년 12월 4일, 에드거 웰치는 소총을 들고 워싱턴 DC에 있는 ‘코멧 핑퐁’이라는 작은 피자집에 쳐들어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세상을 구할 구세주로서 신봉하는 ‘큐어넌’ 음모론자였는데 큐어넌은 그 어떤 증거도 없이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 비욘세, 레이디 가가, 톰 행크스 등 유명 정치인과 연예인이 피자집 지하에서 악마를 숭배하는 의식을 펼치고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소아성애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믿었다.
에드거 웰치는 이 현장을 확인하고 극악무도한 성도착자를 처단하겠다는 정의로운 의식을 치르러 간 것이다. 피자집에 도착한 웰치는 총기를 난사했다. 주변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그러나 코멧 핑퐁에는 작은 식자재 창고만 있을 뿐 지하실이 없었다. 당연히 사탄숭배자와 소아성애자도 없었다.
그들은 2020년 미국 대선이 조작된 사기극일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총기 난사 사건은 정부가 꾸민 위장 작전이었으며, 클린턴 부부가 존 F. 케네디 주니어를 살해했고, 9/11 테러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내부 소행이었으며, 2001년 9월 11일 펜타곤이 여객기가 아닌 순항 미사일에 맞았다고 선언했다고 믿는다.
여기서 드러나고 있는 사실은 무엇일까? 음모론자의 믿음이 터무니없다는 것? 그런 괴상한 소문을 믿는 사람은 당연히 비합리적이고 우매한 사람일 것이라는 점? 그렇지 않다. 이런 비이성적인 믿음은 부모 집에 얹혀살며 전자파를 막기 위해 은박지 모자를 쓰고 극단적 견해를 표출하는 정치 블로그를 운영하는 20대 백수가 아니라 우리 주변의 시민, 직장 동료, 심지어는 유력 정치인도 갖고 있다.
왜 사람들은 음모론을 믿을까? 우리를 위협하는 진짜 음모와 그저 누군가를 기만하려는 가짜 음모를 구별할 수 있을까? 내 가족과 친구가 음모론에 빠져 있을 때 그들과 어떻게 대화할 수 있을까?
열렬한 과학적 회의주의자이자 회의주의 운동가 마이클 셔머가 음모론의 본질을 낱낱이 파헤친다.
셔머는 ‘음모론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주제를 다루기 위해 이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자신만의 답을 제시한다. 놀랍게도 셔머는 외계인, UFO, 비밀조직 일루미나티, 달 착륙 조작, 9/11 테러 자작극, 선거 조작 세력, 코로나19 백신 사기, 지구 온난화 사기 등 황당무계한 음모론을 맹신하는 건 바보라서가 아니라 똑똑해서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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