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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지원금에 은행 진출까지…알뜰폰 시장 "나 떨고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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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번호이동 순유입 1월 대비 42% 급감…이통3사 순유출 크게 둔화
KB, 조만간 알뜰폰 부수업무 신청 예상
연합뉴스
알뜰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에 앞서 이통사 번호이동 지원금 지급제도 시행에 따라 가입자 증가세가 크게 꺾인 가운데 은행들까지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서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알뜰폰 업체들의 번호이동 순증 규모는 △1월 7만860명 △2월 6만5245명 △3월 4만5371명으로 하강 곡선을 그렸다.

지난달 알뜰폰으로의 번호이동 순증 규모는 2월보다 30.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설 연휴를 포함해 29일까지만 있었던 2월이 아닌 1월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41.9%로 올라간다.

알뜰폰 순유입 급감의 배경은 전환지원금 지급 제도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통 3사가 실제 전환지원금을 주기 시작한 게 3월 16일이고, 10만원 안팎에 그쳤던 지원금을 최대 30만원대로 끌어올린 것이 3월 23일이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불과 1~2주의 제도 시행만으로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같은 기간 이통 3사의 가입자 순유출은 줄어들었다. SK텔레콤의 번호이동 순감 규모는 △1월 3만2331명 △2월 2만6039명 △3월 1만8608명으로 줄었다. KT는 △1월 2만7529명 △2월 2만3691명 △3월 1만9229명, LG유플러스는 △1월 1만8200명 △2월 1만5515명 △3월 7534명이었다. 통신 3사의 3월 번호이동 순감 규모는 1월과 비교할 때 SKT가 42.5%, KT가 30.2%, LG유플러스가 58.6% 각각 급감했다.

다만 전환지원금과 관련한 통신사 간 경쟁이 뜨겁지 않다는 점에서 전환지원금이 알뜰폰 시장 존립의 문제로까지 비화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알뜰폰 업계에서는 이달 중순으로 예상되는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입에 주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르면 4월 셋째주 금융위원회에 알뜰폰 사업을 은행 부수업무로 지정해달라고 정식 신청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시작된 KB의 알뜰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셈이다.

금융당국이 부수업무 지정을 승인하면 다른 은행들도 제약 없이 알뜰폰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 우리은행이 통신 분야 인력 채용에 나서 이르면 연말쯤 알뜰폰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흘러나온다.

막강한 자본력을 지닌 은행들이 통신망 도매 대가보다 낮은 요금으로 '출혈 경쟁'을 벌이면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생존의 위기에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알뜰폰 업계는 금융 당국에 도매 대가 이하 판매 금지와 은행들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 50% 이하 제한을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금융권은 '도매 대가의 90%까지는 허용해야 한다'고 맞서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한편 알뜰폰이 그동안 통신비 부담 완화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 성숙기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시장에 대한 정리가 일정 부분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알뜰폰이 일부 업체의 부실한 신분확인 시스템으로 불법 명의도용 등 범죄에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전체 사업자를 대상으로 회선 개통에 대한 보안 점검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4월부터는 오프라인 알뜰폰 유통점에서 신분증 스캐너 도입 의무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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