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철 열사 모친, 아들 곁으로…조국 "어무이 이렇게 가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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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91)씨가 17일 오전 아들 곁으로 떠났다.
유족 등에 따르면 정씨는 이날 오전 5시 20분쯤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요양병원에서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 후 모란공원이다.
정씨는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고 박종철 열사의 모친이다. 아버지인 박정기씨는 지난 2018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정씨는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후 부산의 자택에서 홀로 지냈다. 하지만 건강이 나빠지면서 2019년 서울로 올라와 요양병원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열사의 형인 종부(66)씨는 연합뉴스에 "어머니가 특별한 유언 없이 빙긋이 웃으시며 편안하게 눈을 감으셨다"며 "아들 옆으로 간다고 생각하셔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국 "어무이 이렇게 가셨습니까" 애도
조 대표는 "1987년 종철이가 남영동에서 죽임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르르 떨다가, 제 평생 가장 심한 쌍욕을 했었다"며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라고 하던 자들과 그 후예들은 아직도 발 편하게 뻗고 잔다"고 분노했다.
이어 "종철이가 추구했던 꿈, 잊지 않고 있다"며 "종철이에 비해 한계와 흠결이 많은 저지만 끝까지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어무이,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편히 가시이소. 그곳에서 아버님과 함께 잘 계시소. 여기는 제가 단디 해보겠슴니더"라며 부산 사투리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조 대표는 박종철 열사의 부산 혜광고 1년 선배이자 서울대 2년 선배로 학창 시절 돈독한 관계로 알려졌다. 그는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박종철 열사 부친 빈소를 찾아 정 여사를 위로한 바 있다.
박종철 열사는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7년 1월 13일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 관련 주요 수배자를 파악하려던 경찰에 강제 연행됐다. 그는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경찰로부터 물고문을 받다 다음 날 사망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라고 부르는 이 사건은 당시 공안당국이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며 조직적으로 은폐하려 했지만, 부검의 증언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6·10 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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