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이 ‘쇼팽 에튀드’ 2마디 7시간 연습한 이유…“심장 강타해야 다음 음으로 넘어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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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 레이블 ‘쇼팽: 에튀드’ 앨범 발매 19일 화상간담회
"콩쿠르 이후 달라져야 하죠. 많은 것들이 바뀌었기 때문에. 제 입으로 말하긴 그런데 좋게 변하고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19일 "쇼팽 ‘에튀드’(연습곡)는 너무 어렸을적부터 연습했던 작품"이라며 "뭔가 10년 동안 속에 있었던 용암을 이제서야 밖으로 토해내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 말은 존경하는 피아니스트인 블라디미르 소프로니츠키가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할 당시 밴 클라이번의 연주에 대해 "진정 위대한 예술은 일곱 겹의 갑옷을 입은 뜨거운 용암과 같다"라고 했던 말을 인용한 것이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임윤찬은 이날 세상에 나온 데카 레이블 첫 데뷔 앨범 ‘쇼팽: 에튀드’ 발매를 기해 화상 간담회를 진행했다.
임윤찬은 이번 앨범 설명을 통해 쇼팽 ‘에튀드’를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으로 표현했다. 쇼팽 에튀드 작품번호 10번과 25번은 연습곡이란 명칭과 달리 단순한 연습곡이 아니다. 최고의 피아니스트였던 쇼팽은 에튀드를 무대 위에서 연주될 수 있는 예술성을 갖춘 건반 음악의 주요 장르로 승격시켰다. 임윤찬은 "이 앨범은 이 산을 꼭 넘고 싶다는 의지에 내가 영감을 받아서 했던 것 같다"며 "꼭 이 나이에 이 산을 넘고 싶다는 의지가 이 음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임윤찬이 리스트 ‘순례의 해’를 연주하기 위해 단테의 신곡을 외우다시피 읽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그는 이번 앨범을 위해선 알프레드 코르토가 쓴 ‘쇼팽을 찾아서’를 열독했다고 전했다. 임윤찬은 "쇼팽의 외모에서부터 교육자로서 쇼팽, 쇼팽의 연주, 쇼팽의 말년 등이 굉장히 많은 영감을 줬다"고 설명했다.
임윤찬은 연주를 할 때 심상을 먼저 떠올릴까, 곡에 대한 해석과 추론을 먼저 할까. 그는 ‘음표 뒤에는 항상 숨겨져있는 내용들이 있다. 해석하는 사람들은 항상 음표 너머의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는 명피아니스트 호로비츠의 말을 인용하며 "음표 뒤의 내용을 찾아나가는 과정은 힘들고 오랜 고민을 해야 하지만,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만 말하면 저는 후자 입니다."
임윤찬은 늘 20세기 전설적인 피아니스트들에 대해 존경심을 드러내왔다. 이번 앨범 역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0세기로 회귀한 느낌을 준다. 임윤찬은 "근본있는 음악가는 두 가지로 나뉜다"며 "자신에 대한 믿음이 굉장히 깊게 깔려 있고 두려움 없는 표현을 하는 사람과 연주하자마자 귀가 들을 시간도 없이 심장을 강타하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심장을 강타하는 음악은 노력으로 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축복받은 시대가 내린 천재들만 할 수 있는 거죠. 저 같이 평범한 사람은 매일 매일 연습하면서 진실되게 사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겸손한 말과 달리 임윤찬 역시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심장을 강타하는 음악을 지향했다. "두 마디 연습을 7시간 동안 할 때도 있었어요. 두 마디를 7시간 동안 어떻게 연습하느냐고 할 수 있지만, 첫 음을 눌렀을 때 심장을 강타해야 그 다음 음으로 넘어갔어요. 음을 눌렀을 때 심장을 강타하지 않았다면 그건 연습이 아닌 거니까요."
임윤찬은 2022년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이후 바쁜 해외 연주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손 부상에서 회복된 그는 오는 25·26·28일 미국 볼티모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재개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6월 전국 순회 리사이틀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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