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 이제 국회의 시간” 입법 촉구···연금특위 여야 입장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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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 시민대표단이 ‘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더 많이 지지한 설문 결과가 나오면서 21대 국회의 남은 임기 내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연금특위가 시민대표단의 의견을 반영하되 재정불안 및 사각지대 해소 등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개혁 법안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참여연대와 양대노총 등 300여 개 단체가 참여하는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연금행동)은 23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대표단은 노인과 청년의 미래를 위한 ‘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 강화’를 선택했다”며 “이제는 국회의 시간으로, 시민들의 부름에 응답해야 할 때”라고 개혁 입법을 촉구했다.
국민연금 개혁안은 현행 보험료율 9%와 소득대체율 42.5%(2028년 40%)를 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22일 공론화위 발표에 따르면 시민대표단 최종 설문 결과(492명 참여)에서 2가지 개혁안 중에서 ‘소득보장안’(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에 대한 지지(56.0%)가 재정안정안(보험료율 12%, 소득대체율 40%)에 대한 지지(42.6%)보다 높게 나타났다.
공론화위 절차에 따라 이해관계자들이 만든 개혁안을 시민대표단이 학습·숙의 토론을 거쳐 선택한 개혁안인 만큼 힘이 실리게 됐다. 다만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면 가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언제부터 얼마만큼씩 올려야 하는지도 쟁점이 될 수 있다. 보험료율만 보면, 전문가들은 인구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1970년대생이 가입자로 있을 때 보험료을 올려야 개혁 효과가 크다고 본다.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리는 방안을 두고는 재정안정 차원에서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위원은 “국민연금 재정추계에서 소득대체율 40%로 유지하고 보험료율을 15%로 올려도 재정안정은 달성하기 어렵다고 나온다”며 “2개 개혁안 중 1안(소득보장안)은 2093년 누적적자가 (기존 추계보다) 702조원 늘어나는 반면 2안(재정안정안)은 1970조원 줄어든다. 시민대표단 학습자료집에 이 내용이 빠져 있었다는데, 시민대표단이 알았다면 이런 평가를 했을까 의문”이라고 했다.
김설 연금유니온 집행위원장은 “양극단의 2가지 개혁안만 공론화된 게 아쉽다. 소득대체율을 올리는 게 공적연금을 강화하는 개혁안인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더 많은 연금액을 받는 개혁을 했을 때 노동시장 내부에서 안정적으로 30~40년 연금을 가입하고 유지할 수 있는 사람들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청년, 여성, 프리랜서 노동자 등)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충분한 가입기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지원”이라며 “연금개혁안에 공적연금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들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야당 간사인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연금특위의 개혁 방향에 대한 입장과 관련해 “소득보장을 강화하는 1안이 56%의 지지를 받았다고 해서 1안이 정답이라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며 “소득보장도 강화하고 재정안에도 기여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균형점을 잡기 위해 여야가 정치적인 협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연금특위는 조만간 공론화위가 설문 결과를 포함한 보고서를 제출받는다. 21대 국회 임기는 다음달 29일까지로 연금개혁안을 만드는 데 시간이 많지 않다. 당장 특위가 개혁 논의를 본격화해야 할 시점에 여야 간 첫 반응은 엇갈렸다.
연금특위 민주당 위원들은 지난 22일 입장문에서 “노후 불안 해소를 위해 소득보장이 우선이라는 국민의 뜻을 확인했다”며 입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이학영·김성주·서영교 의원, 정의당 강은미 의원, 진보당 강성희 의원 등은 이날 연금행동 측 기자회견에도 함께 했다.
반면 연금특위 여당 간사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시민대표단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지속가능한 연금제도라는 측면에서 명백한 개악”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1안의 정식 명칭은 ‘기존보다 조금 더 내고 그보다 더 많이 받는 안’”이라며 “이를 ‘더 내고 더 받는 안’이라고 포장한 것은 서민을 교묘하게 희롱하는 포퓰리즘의 극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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