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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검찰 "선거 사기" vs 트럼프 변호인단 "민주주의일 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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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 입막음' 의혹 관련 재판…모두진술 '팽팽'
트럼프, 법정 입장 전후해 "바이든의 마녀사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성추문 입막음 사건에 대한 재판이 열리는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2024.4.22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성추문 입막음 사건에 대한 재판이 열리는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2024.4.22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의혹 관련 형사재판이 열린 22일(현지시간) 검찰과 변호인단은 모두진술에서부터 상반된 입장으로 팽팽히 맞붙었다.

검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시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고 벌인 일로서 '선거 부정행위'라고 지적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만한 일을 저지른 것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맨해튼 검찰청의 매슈 콜란젤로 검사는 이번 사건이 '중대 범죄'임을 강조했다.

이날 콜란젤로 검사는 지난 15일 시작된 정식 재판 과정에서 선임된 배심원단 12명을 향해 "이 사건은 범죄 음모와 은폐에 관한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 범죄 계획을 조율했다. 그것은 선거 사기"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업 문서 조작 관련 34개 혐의로 기소했다.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포르노 배우인 스토미 대니얼스가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성관계를 폭로하려고 하자, 이를 막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시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을 통해 대니얼스에게 13만 달러(약 1억7000만원)를 트럼프그룹의 자금으로 지급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검찰은 이른바 이러한 '입막음 비용'을 회삿돈으로 지급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회사 법률 비용'으로 둔갑해 기록한 것을 지적했다. 나아가 검찰은 이 일이 '불법적인 방식을 통해 그 시기에 있던 선거(대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음모를 꾸몄다'고 봤다. 이는 선거법을 위반한 '중범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이날 짙은 파란색 양복에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옷깃에 성조기 핀을 단 채 재판에 출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변호인단 옆에 앉아 검사의 발언 동안 앞을 똑바로 응시했다.

검찰의 모두진술이 끝나자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 중 한 명인 토드 블란치는 배심원들을 향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맨해튼 검찰은 이 사건을 제기하지 말았어야 한다"며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는 잘못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를 민주주의라고 부른다"고 강조했다.

특히 블란치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선거 캠페인을 보호하기 위해 대니얼스에게 돈을 주기로 했다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과 가족, 측근 등의 평판 등을 보호하기 위해 돈을 준 것일 뿐이라며 "이것은 범죄가 아니다"고 말했다.

블란치 변호사는 검찰 측 증인으로 대니얼스와 코언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에 대한 신뢰성을 문제 삼기도 했다.

블란치 변호사는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해결사'로도 불렸던 코언이 탈세와 선거자금법 위반으로 복역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그는 유죄 판결을 받은 중범죄자이자 위증범"이라고 했고, 대니얼스에 대해서는 "큰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 그녀는 실제로 그 일을 성공했다"고 언급했다.

스토미 대니얼스(본명 스테파니 클리포드).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스토미 대니얼스(본명 스테파니 클리포드). ⓒ AFP=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한편 이날 공판에는 타블로이드지 내셔널인콰이어러의 발행인이었던 데이비드 페커가 검찰의 첫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내셔널인콰이어러는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불륜 관계로 알려진 캐런 맥두걸의 이야기를 15만 달러(약 2억677만 원)를 주고 독점 보도권을 확보했으나 이를 보도하지 않고 묻어버리는 '캐치 앤 킬'(catch-and-kill·기사의 판권을 사들인 다음, 돈을 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그 얘기를 하지 못하도록 계약을 하고 기사를 쓰지 않는 것) 방식을 썼다고 지적했다.

콜란젤로 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맥두걸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필사적으로 원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에 들어서기 전 취재진과 만나 "미국에 매우, 매우 슬픈 날"이라며 "이런 워싱턴발(發) 마녀사냥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거듭 주장하면서 "이것은 나를 (오는 11월 대선) 선거 유세에서 제외시키기 위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마녀사냥"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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