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낙태권 쟁점화… “트럼프가 여성 권리 빼앗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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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은 ‘임신 6주 후 낙태 금지’ 시행을 일주일 앞둔 플로리다주를 찾아 “도널드 트럼프가 여성의 권리를 빼앗았다”고 직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는 애리조나와 함께 낙태권 문제를 둘러싼 최대 전장 중 하나로 꼽힌다. 민주당은 여성과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올해 대선 때 최소 11개 주에서 낙태권 투표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탬파 힐스버러 커뮤니티컬리지 연설에서 “미국에서 가장 극단적인 낙태 금지법 중 하나가 다음 주 이곳 플로리다에서 발효될 예정”이라며 “이 법은 임신 여부를 알기도 전에 생식 건강관리를 범죄로 만들고, 여성이 견딜 수 없는 고통과 잔인함을 견디도록 강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플로리다 대법원은 지난 1일 강간, 근친상간, 긴급 의료 상황 등 사례가 아니면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주 헌법 합헌 판결을 내렸다. 주 헌법은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된다. 애리조나 대법원도 지난 9일 산모 생명을 구하는 경우를 제외한 모든 낙태를 법으로 금지하는 과거 주법을 되살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이후 플로리다·애리조나를 포함한 25개 주가 낙태권 제한에 나선 점을 거론하며 “이 악몽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트럼프이고, 그는 이를 인정할 뿐만 아니라 자랑스러워 한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는 현재 모든 주에서 낙태를 금지하려고 극단주의자들과 계약을 맺고 있는 것 같다”며 “의회가 낙태금지법을 통과시키면 나는 거부권을 행사하겠다. 내가 대통령직에 있는 한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피할 수 없는 일이 아니다. 여러분이 투표하면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낙태권 제한에 대한 전국적인 추진력을 활용해 대선 경합지는 물론 지난 대선에서 자신이 열세였던 지역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려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플로리다와 메릴랜드, 뉴욕 등 3개 주는 오는 11월 대선 때 낙태 문제에 대해 별도 투표하기로 확정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대선 경합주인 애리조나·네바다와 아칸소·콜로라도·미주리·몬태나·네브래스카·사우스다코타 등 8곳도 낙태 문제를 투표 의제로 올리기 위한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은 해당 지역에서 낙태 의제 투표가 승인되면 유권자 관심이 집중돼 여성과 젊은 층, 중도층 표심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이후 오하이오, 캔자스, 미시간, 켄터키 등 7개 주에서 낙태 관련 투표가 별도 진행됐는데, 진보층이 대거 투표장에 나와 민주당이 승리했다.
애틀랜틱대 여론 연구소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8% 포인트 차이로 뒤지고 있지만, 임신 6주 후 낙태금지가 확정된 이후 여성을 중심으로 지지가 몰리며 격차를 좁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연설은 열세 지역에서도 낙태권 이슈를 선명하게 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도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의혹 사건 재판에 출석했다. 그는 재판 후 기자들에게 “내가 법정에 갇혀 온종일 똑바로 앉아 있는 동안 바이든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여러분과 제 마음속에 있는 모든 것을 이야기하고 싶지만, 제한을 받고 있다”며 법원의 발언 금지 명령이 위헌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재판에선 타블로이드신문 ‘내셔널인콰이어러’의 전 발행인 데이비드 페커가 증인으로 나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로부터 선거를 도와 달라는 제안을 받고 그의 눈과 귀가 되겠다고 했다”며 “그에 대한 불리한 기사를 매수한 뒤 묻었다”고 증언했다.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배우 캐런 맥두걸은 2016년 대선 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불륜관계였다는 사실을 폭로하려 했는데, 내셔널인콰이어러는 맥두걸에게 15만 달러를 지급하고 독점 보도 권리를 사들인 뒤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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