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폐쇄적으로 운영하던 자사 앱스토어에서 외부 결제를 허용한다. 애플과 게임 업체 에픽게임스 간 반독점 소송 결과에 따른 조치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준 굴욕에 이어, 애플이 잇따른 악재에 부딪히고 있다.

미국 대법원은 16일(현지 시각) 아이폰 앱스토어에서 결제 방식을 둘러싸고 애플과 에픽게임스가 각각 제기한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월 하급심인 미 캘리포니아 제9순회 항소법원이 내린 판결이 효력을 유지하게 됐다. 법원 발표 이후 애플의 주가는 1.2% 하락했다.

애플은 게임 이용자들이 앱스토어상 자사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 거래액의 약 30%를 수수료로 받았다. 에픽게임스가 이를 우회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자 애플은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했다. 에픽게임스는 애플의 앱스토어 결제 시스템이 반(反)독점법을 위반하고 반경쟁적이라며 2020년 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은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이 반독점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10개의 쟁점 중 9개에 대해 애플의 손을 들어줬지만, 앱스토어 밖의 외부 결제 시스템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경쟁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블룸버그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서치 회사 센서 타워에 따르면 앱스토어 내 지출은 올해 1820억 달러에서 2025년 207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외부 결제가 허용되면 지금까지 애플이 받던 30%에 이르는 수수료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에픽게임즈는 애플과 비슷한 정책을 운영하는 구글과의 소송에서는 지난달 1심에서 배심원단 전원 일치로 승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