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성향 뉴욕타임즈, 바이든 대통령 ‘소통 부족’ 비판
“인터뷰 회피, 위험한 선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뉴욕 시러큐스의 루벤스타인 박물관에서 반도체법(CHIPS)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성향 일간지인 뉴욕타임즈(NYT)가 2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소통 부족’을 비판하고 나섰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5일 바이든 대통령의 지속적인 인터뷰 거부 탓에 NYT와 바이든 행정부가 수년째 물밑에서 갈등을 빚어왔다고 보도하자 NYT가 이에 대한 성명을 냈다.

NYT는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내내 기자 회견과 인터뷰를 지속적으로 회피해왔으며, 이는 후대 대통령에게 ‘위험한 선례’를 남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폴리티코는 아서 그레즈 설즈버거 NYT 회장이 사석에서 “프랭클린 루즈벨트 전 대통령 이후 역대 모든 미국 대통령은 NYT와 인터뷰를 했다”고 말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내내 한 번도 NYT와 대면 인터뷰를 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 여러 차례 불만을 표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 NYT와 인터뷰를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NYT와 잦은 갈등을 빚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재임 기간 NYT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임 기간 방송이 아닌 인쇄 매체 기자와 대면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단 두 번에 그친다. 그중 한 번은 그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깊은 기자와 한 것이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의 인터뷰 거부가 NYT의 비판적인 보도를 유발했고, 이는 또 NYT에 대한 바이든 측의 불만을 키워 양측의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 및 선거 캠페인 인사들은 사소한 기사 수정 요청을 거부하거나 고위 당국자가 아니면 만나지 않으려는 일부 기자들의 사례를 들면서 NYT가 특권 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특히 백악관 언론 담당자들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논란과 낙태 문제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한 NYT의 보도를 문제삼았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이를 지우고, 유사성만을 부각했다는 것이다.

해당 보도 이후 NYT는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소통 부족을 비판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NYT는 대통령에 대해 공정한 보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거의 모든 전임자보다 훨씬 적은 기자회견과 개별 언론사와의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며 “NYT는 100년 넘는 기간 동안 재임한 다른 모든 대통령에게 그랬듯이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대면 인터뷰를 요청한 것이 맞는다”고 했다.

이어 “만약 바이든 대통령이 NYT의 독립적인 취재가 맘에 들지 않아 우리와 인터뷰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이것은 그의 권리”라면서 “그리고 우리는 그를 계속해서 어느 방향으로든 충분히, 공정하게 다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주요 언론사의 질문을 회피하는 바이든의 모습이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후대의 대통령이 이 선례를 빌미로 검증과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것이 설즈버거 회장이 반복적으로 백악관에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 CNN 등 주요 매체들과 대면 인터뷰를 할 것을 촉구해온 이유”라고 강조했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폴리티코 보도에 대해 “백악관은 기자나 편집자들과 나눈 사적인 대화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미국 민주주의에서 자유 언론의 역할을 깊게 믿는 입장에서 백악관은 상호 정직하고 사실에 기반한 정중한 소통이 건강한 언론사와 정부의 관계를 만들기 위한 주춧돌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