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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법원 판단 뒤집힐까…핵심 쟁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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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집행정지 항고심 이달 중순 결론
정부 측에 구체적인 근거 요구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학생들이 수업을 계속해서 거부하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에서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학생들이 수업을 계속해서 거부하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에서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의과대학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법원이 정부에 대해 "증원을 승인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면서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간 의대교수부터 전공의, 의대생, 수험생 등의 행정소송이 잇따라 각하됐는데, 2심에서 1심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결론이 뒤집힐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다만 이같은 법원의 판단은 '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로, 1심과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구회근·배상원·최다은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 의대교수·전공의·의대생 등이 보건복지부·교육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서 정부 측에 "5월 중순에 결정할 테니, 그 전에는 (증원) 최종 승인이 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의료계의 집행정지 신청을 줄줄이 각하했다. 이번 항고심 법원은 정부의 증원 근거에 대해 본격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의대 증원 관련 소송에서 핵심 쟁점은 원고 적격성과 처분성이 꼽힌다. 행정소송이나 집행정지 신청을 할 자격이 있는지와 의대 증원으로 인해 구체적으로 침해된 이익이 있는지 여부다.

1심에서는 "원고 적격성이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정부의 의대 증원 처분의 직접적 상대방은 의대 교수가 아닌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총장'이므로, 의대 교수나 의대생 등이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항고심은 '원고 적격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재판부는 "의대생, 교수, 전공의, 수험생 등 신청인 모두가 원고적격이 인정되지 않으면 국가가 의대 정원을 증원할 때 다툴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최근 판례를 보면 제3자의 원고 적격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이라고 지적했다.

항고심 법원은 정부 측에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현장실사자료와 회의록 등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1심에선 원고 적격성을 문제로 소송이 각하되면서 의대 증원 근거 자체에 대해선 법원이 판단한 적이 없다. 이번 재판에서 '2000명 증원' 결정의 타당성도 중요 쟁점으로 떠오른 셈이다.

의료계에선 "법원이 의대 증원 추진에 제동을 건 것"이라며 고무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 정책이 적법하고 근거 있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의료계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입학정원 승인 절차가 중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서울고법 관계자는 "증원 승인을 미뤄달라고 한 것은 요청일 뿐 구속력 있는 법원 결정이나 명령은 아니다"며 "집행정지 사건 결정 전에 서둘러 절차가 진행돼 확정되면, 해당 사건의 실익이 없어지기 때문에 기다려 달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법조계에선 법원의 판단이 뒤집힐 것으로 단언하진 않는 분위기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소송 외 구제 수단이 없을 경우 원고 적격 및 처분성을 확대해서 해석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며 "다만 사안을 면밀히 검토해보겠다는 취지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결과가 바뀔 것으로 예측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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