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너무 많아…日, 후지산 가리고 당일치기 관광객에 세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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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세 징수 고려하는 지자체도 늘어…대중교통 대신 도보 권장하기도
[교도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코로나19 방역 정책 완화와 엔화 약세 등으로 일본 각지를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문제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7일 보도했다.
일본 방문 외국인 수는 지난해 2천500만여 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의 80% 수준을 회복했고, 올해 3월에는 월간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이처럼 외국인 방문객이 급증한 가운데 지난달 27일부터 전날까지 휴일이 집중된 '황금연휴'(골든위크)가 겹치면서 일본 각지에서는 밀물처럼 밀려오는 관광객 대처로 골머리를 앓았다.
이에 일부 지자체와 사업자들은 멋진 경치를 일부러 차단하고 외국인 혹은 관광객에게 추가 요금을 요구하거나 세금을 징수하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
후지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편의점 건너편에서 4월 30일 가림막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관광객이 편의점 건너편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화제가 된 곳은 '후지산 인증샷 성지'로 알려진 혼슈 중부 야마나시현의 한 편의점이다.
이 편의점은 후지산이 배경으로 함께 찍힌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인기를 끌자 2022년 12월께부터 주변이 혼잡해졌고, 무단으로 쓰레기를 버리거나 주차하는 관광객도 늘었다.
야마나시현 후지가와구치코마치 당국은 영어 안내문 게시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지난달 30일 편의점 인근에 후지산을 가리는 높이 2.5m, 폭 20m 가림막을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 남쪽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에서는 황금연휴 기간에 전차에 인파가 몰리고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광객을 대상으로 도보 이동을 권장하는 활동이 진행됐다.
가마쿠라역에 배치된 안내원들은 유명한 불상이 있는 사원까지 걸어가도 전차를 이용했을 때와 소요 시간에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관광객에게 설명했다.
관광객 증가로 주민들이 버스에 타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한 교토시에서는 수하물 위탁 보관 서비스를 확대해 버스 혼잡을 줄이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일부 식당이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 이중 가격제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요금을 더 받는 것이 골자다.
일례로 도쿄 시부야에 있는 한 뷔페식당은 일본인과 일본 거주 외국인만 식사비를 할인해 주고 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 대상 이중 가격제에 대해서는 구로이와 유지 가나가와현 지사가 저항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도, 오사카부, 교토시 등이 시행 중인 숙박세와는 별도로 당일치기 여행객에게 세금을 걷는 지자체도 생겨나고 있다.
혼슈 서부 히로시마현 하쓰카이치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쓰쿠시마 신사가 있는 섬인 미야지마 방문객에게 1인당 100엔(약 900원)을 받아 화장실 정비와 정보 제공 등에 쓰고 있다.
미야지마에는 숙소가 많지 않아 방문객 다수는 당일치기로 섬을 둘러본다.
앞서 이탈리아의 대표적 관광 도시 베네치아도 지난달 25일부터 세계 최초로 당일치기 관광객에게 '도시 입장료'로 5유로(약 7천 원)를 징수해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또 다른 세계유산인 '기이(紀伊) 산지의 영지와 참배길'이 있는 혼슈 서부 와카야마현 고야초도 2028년 4월 이전에 관광객을 대상으로 세금 징수를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 4월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를 개최하는 오사카부는 외국인 관광객만을 상대로 '징수금'을 걷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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