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O머니투데이] 국민들 '3분 진료'에 불만 커…"의대 증원에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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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국민·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시스템 공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5.14/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우리나라 국민과 환자들은 '3분 진료'로 대표되는 의사와의 짧은 소통 시간에 대해 불만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짧으면 1분 이내에 증상과 처치 방안 등을 묻고 답하기가 너무 촉박하다는 것이다. 이런 불편한 의료 경험이 의대 증원 찬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오주환 서울대 의대 의학과 교수는 14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국민 환자들이 원하는 개선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공청회에서 '국민이 원하는 의료시스템 시나리오'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바람직한 의료 시스템에 대한 의견을 물은 60편의 원고 내용을 요약 소개했다. 오 교수는 "시민 공모로 들어온 60편, 241페이지의 원고를 3일에 걸쳐 읽었다"면서 "의사에 대한 따끔한 훈계, 애정 어린 지지의 글을 보는데 너무 눈물이 나 읽는 데 참 오래 걸렸다"며 한 때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 비대위가 접수한 시민들의 원고 중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3분 진료로 대변되는 '짧은' 소통 시간이었다. 그는 "충분한 소통 시간이 필요하다고 너무 많은 분이 이야기했다"며 "1분 이내에 무슨 문제가 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고 답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국민들의 생각을 전했다.
이날 시민 공모 대상에 선정된 50대 남성도 자신의 원고에서 가장 먼저 "환자에게 불만 1순위는 '질문하고 원하는 답을 듣기에는 부족한 시간"이라며 소통의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의사들은 매일매일 수백 명의 환자를 진료한다"면서 "소중한 시간을 진료에 투입하기 위해 인터넷의 각종 의료 설명 자료 중 가장 적합한 것을 교수(의사)가 추천해달라"는 '해결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3분 진료는 의대 증원의 찬반 여론에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공모의 심사위원으로 30편의 원고를 직접 봤다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패널 토론에서 "의사가 증원됐으면 좋겠다는 분들은 공통으로 (의사를) 몇 시간 기다렸는데 3분만 진료하고, 원하는 질문을 할 시간도 없고, 굉장히 불친절하며 설명도 부족하고. 병원에서 밤새도록 불러도 오지도 않아 가족들이 고통을 받았던 그런 이야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았다"고 했다.
이어 "이런 분들이 주축이 돼서 '의사 숫자가 모자라니까 더 많아져야 한다'는 이런 주장을 하더라. 충분히 이해되고 납득되는 내용이었다"면서 "지금까지 의료 수가 때문에 할 수 없이 3분 만에 한 명씩 봐야 하는 이런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아무리 (의료) 시스템을 잘 만든다고 하더라도 계속 환자들은 불만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의료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위원은 이날 "현재 가장 중요한 민생현안은 의료대란을 막는 것"이라며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고 협의체를 만들어 내년부터의 증원 규모를 합의해나간다. 이것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정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