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윳돈 있으면 JYP 무조건 사” 박진영, 진짜 50억 넣었다…목표가 하향에도 왜? [신동윤의 나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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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진영이 형 믿고 들어갑니다.”
“좀 늦은 감이 있긴 한데 박진영 믿고 갑니다.”
“진영이 형 사는 거 보고 매수. 끝까지 가보렵니다.”
온라인 주식거래앱 커뮤니티와 온라인 종목토론방 등에서 박진영 가수 겸 프로듀서(PD)의 ‘언행일치’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 유명 유튜브 방송에 나와 여윳돈만 있으면 자신이 최대주주인 JYP엔터테인먼트(Ent.)의 주식을 사겠다고 했던 말을 정말 행동으로 옮겼기 때문입니다.
앞서 박 PD는 지난해 11월 구독자 297만명에 이르는 경제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지금 다시 한번 진짜 좋은 타이밍입니다. 개인 재산이 없는 게 한입니다. 정말 저에게 여윳돈만 있었으면 전 정말 무조건 저희 회사 주식 삽니다.”
박진영 가수 겸 JYP엔터테인먼트 PD가 경제 유튜브 슈카월드에 출연해 한 말
그리고 약 두 달 정도가 지난 지난 17~18일 이틀간 박 PD는 JYP 주식 6만200주를 장내매수했습니다. 박 PD가 매입한 JYP 주식 평균 단가는 8만3000원 안팎으로, 전체 규모는 약 50억원 수준입니다. 이번 장내매수로 박 PD의 JYP 보유 주식은 546만2511주로 증가, 지분율도 15.22%에서 15.37%로 확대됐습니다.
박 PD는 왜 지금 타이밍에 JYP 주식을 더 사모은 것일까요?
9거래일 만에 21.63% ↓…박진영 매수 소식에 반등
금융투자업계에선 박 PD가 연초 이어진 주가 하락세 속에 JYP 주식에 대한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합니다.
지난 18일 증시에서 JYP 주가는 8만26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5일 종가 기준으로도 10만5400원에 이르던 JYP 주가가 불과 9거래일 만에 21.63%나 떨어진 것입니다. 올해 들어서 JYP 주가는 지난 18일까지 13거래일 중 8거래일 동안 낙폭을 그리기도 했죠.
JYP 주가가 최정점에 이르렀던 지난해 7월 25일 14만1100원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58.54% 수준으로 ‘반 토막’에 가깝게 떨어졌습니다. 그 사이 시가총액도 5조87억원에서 3조원에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까지 내려섰죠.
잘나가던 JYP 주가가 왜 이렇게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던 것일까요?
증권가에선 주가 약세의 요인으로 JYP의 4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커졌다는 점을 꼽습니다. 특히, 앨범 판매량 감소가 타격을 크게 입혔는데요. JYP의 대표 걸그룹인 ‘있지(ITZY)’의 미니 8집 ‘BORN TO BE’는 발매 첫 주 31만8693장의 판매량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작 판매량인 82만장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죠.
이런 가운데 박 PD의 매수 소식은 약세에 놓여있던 주식이 반등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했던 셈입니다. 지난 19일 코스닥 시장에서 JYP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2% 오른 8만41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최대주주가 자사주를 매입한다는 뜻은 그만큼 자신의 회사와 사업의 미래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에 투심이 움직였던 것이죠.
“지금부터 1년 동안 계속 떨어질 수도 있지만 1년 뒤를 보는 게 아니라 3년 뒤, 5년 뒤를 보고 사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다. 저희 회사의 체계, 팀원들을 믿는다”
박진영 가수 겸 JYP엔터테인먼트 PD가 경제 유튜브 슈카월드에 출연해 한 말
“과도한 주가 하락…앨범 판매 부진, 실제론 덜하다”
박 PD의 자신감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에 대한 분석이 증권가에선 최근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앨범 판매량이 부진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숫자를 자세히 뜯어보면 현실과 좀 다르다는 것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1월 컴백한 아티스트들의 앨범 초동 판매량이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JYP를 비롯해 하이브, SM엔터테인먼트,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엔터 4사’의 합산 시가총액 15%가 증발한 점을 분석했습니다.
분석의 요지는 1월 JYP ITZY와 엔믹스가 컴백한 이후, 시장에서는 국내 시장에 더 집중된 ‘한터차트’의 일간 통계만 발표됐고, 해외 출고와 배송까지 온전하게 반영한 ‘써클차트’의 내용까지 봐야 정확한 음반 판매량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판매량이 추가되지 않아 매우 저조한 성적을 올린 것처럼 보이는 최소한의 판매량만 공유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시장에 공유된 한터차트로만 국한해서 보면 ITZY의 초동 물량은 전작 대비 61%나 감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번 앨범의 판매량 감소 폭은 30%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죠.
지 연구원은 이어 “팬 입장에선 신규 앨범도 사야 하고, 가격이 인상된 콘서트 티켓도 사야 하고, 공연장 앞에서 신규 굿즈도 사야 하고, 팬덤 플랫폼에서 스타와 소통하려면 월정액도 지불해야 한다”면서 앨범에 국한해 매출이 감소한 대신 ▷콘서트 ▷굿즈, ▷시장 성장에 따른 음원·스트리밍 ▷플랫폼 수익 ▷광고·지적재산권(IP) 단가 상승 등으로 매출과 팬덤의 소비 분산이 발생함으로써 전체 매출액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JYP의 현재 주가가 과도하게 저평가됐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ITZY 앨범 초동 판매 부진에 따른 시장 우려가 과도하다”면서 “초반 판매 추이가 아쉽긴 하지만, 발매 후 10일도 안 된 시점에서 아티스트 성장 국면을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증권가에선 목표주가 하향 조정도…흥행성 부진 물음표 지워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분석 결과를 종합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JYP의 작년 4분기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45%, 91.05% 늘어난 1595억원, 491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한 해로 넓혀 봤을 때 매출액(5704억원), 영업이익(1809억원)은 1년 전보다 각각 64.90%, 87.27%씩 늘어날 것이라고도 보고 있고요.
물론 모든 증권사들이 JYP에 대해 ‘장밋빛’ 분석과 전망만을 내놓고 있지만은 않습니다.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곳이 몇몇 있기 때문이죠.
대신증권은 기존 15만원에서 10% 하향한 13만5000원을 새 목표주가로 제시했습니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트레이키즈에 이어 ITZY, 엔믹스의 신보 음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기록한 점에서 2024년 음반 매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 지난해와 같은 음반 판매량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죠.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기존 14만6000원에서 12만8000원으로 12% 낮춰 잡았습니다. 중국 공구 물량 감소 등을 반영해 올해 이익 추정치를 7% 하향했고,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존 33배에서 30배로 낮췄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앨범 판매량으로 대변되는 ‘실적’이 아니라 ‘흥행성’이 다소 우려된다. 흥행 산업에서 흥행성 저하와 그에 따른 과거 대비 상대적 성장성 둔화를 반영했다"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5만3000원에서 11만원으로 28%나 낮췄습니다.
박수영 연구원은 회사 주력 IP인 트와이스(9년차)와 스트레이키즈(6년차)의 재계약 문제 역시 잠재한 리스크로 꼽기도 했습니다. 아티스트 재계약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보다는 재계약 시점이 경과한 고연차 IP 위주의 매출이 발생할 경우 이익률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에서 니쥬 이후 데뷔한 신인들의 성과가 지속적으로 좋지 못하다는 점도 생각해 볼 점이라고 짚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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