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북 오물풍선-전자파 교란에 국민피해…뾰족한 대응책 없는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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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뉴시스] 북한이 살포한 대남전단(삐라)이 경기도 곳곳에서 발견되는 가운데 29일 오전께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에서 발견된 대남전단 풍선 모습. (사진=독자제공) 2024.5.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북한이 이번주 들어 오물풍선과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 등 지저분한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 국민들이 일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군에서는 이에 대응할 뾰족한 대응책이 없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31일 오전 8시경부터 서북도서 일대에서 GPS 교란 신호를 탐지했다. 북한의 GPS 전파 교란 시도는 지난 29일부터 이날까지 사흘 연속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전파 교란 공격에도 군은 군용 GPS나 다른 항법 장치 등으로 대응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현재 GPS 교란에 따른 군사작전 제한사항은 없다"며 "북한에 다른 특이 도발 징후가 있는지도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민간이다. 앞서 지난 30일 전파 교란으로 백령도와 연평도 등을 오가는 여객선과 서해 어선들의 GPS가 오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꽃게잡이철을 맞아 서해 어선들이 많이 출항해 있는 상황에서, GPS 오작동으로 인한 국민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연평도의 한 어민은 "GPS가 오작동하며 어선은 어장에 있는데 GPS상에는 북한 해상에 위치한 것으로 나왔다"고 토로했다.
우리 군이 북한의 GPS 전파 교란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은 딱히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의 GPS 교란 대비 탐지체계를 운용 중"이라며 "과기부·국토부·해수부·해경청 등 유관기관과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면서 대응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6월 1일 북서풍을 이용해 오물풍선을 또 다시 살포할 수 있어 국민 불편이 예상된다.
이날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국방부 기자단에게 "6월 1일부터 북한에서 북풍이 예고돼 있다"며 "대남 오물풍선 부양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8일 밤부터 29일까지 거름, 쓰레기 등을 담은 오물풍선을 남측으로 날려보낸 바 있다. 북한이 살포한 풍선은 260여개로, 이는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다.
당시 오물풍선은 경상도, 전라도 등 전국 각지에서 발견됐다. 화생방 등 위험물질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 군이 북한 오물풍선 살포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로서는 오물풍선이 우리 측으로 넘어오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 회수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지다.
일각에서는 오물풍선이 넘어오기 전에 격추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도 주장한다. 군은 풍선 격추는 민간에 더 큰 피해를 입힐 수 있고, 자칫 북한군과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합참 관계자는 "공중에 떠 있을 때 이게 유해한지 아닌지 판단하기가 어렵다"며 "(오물풍선을) 요격하기에는 상당히 제한사항이 있고 낙하했을 경우 그걸 신속히 회수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풍선을) 격추하기 위해 사격을 하게 되면 우리 탄이 MDL(군사분계선) 이북으로 월북할 수 있다"며 "그러면 그것(탄 월북)이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부연했다.
군이 오물풍선을 격추하기 위해 헬기 등을 띄워 사격을 감행하는 것은 효율이 매우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군은 북한이 생화학무기 등을 담아 살포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살포지점에 대한 원점 타격이 될 수도 있고, 살포를 원천 차단하는 여러 방안이 강구될 수 있다.
합참 관계자는 "대남 오물풍선이 부양되면 국민들께서는 낙하물에 조심해 주기를 바란다"며 "오물풍선을 발견했을 경우에는 만지지 말고 신고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옥승욱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