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민주당 3번째 특검... 대북송금 사건 고리로 검찰 겨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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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배(왼쪽 네 번째) 더불어민주당 정치검찰사건조작 특별대책단 단장과 이성윤(왼쪽 두 번째), 박균택 등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쌍방울의 대북사업 빙자 주가조작 정황'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고리로 검찰의 수사권 남용을 정면으로 겨눈 특검법을 발의했다.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종합 특검에 이어 22대 국회 개원 이후 벌써 3번째 특검법이다. 릴레이 특검 공세도 모자라 검찰 수사 자체를 특검 대상으로 포함시키며 공세의 범위를 확대했다. 검찰의 부당한 수사를 견제하겠다는 취지이지만,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사건인 만큼 당장 여권에선 이 대표 방탄을 위해 특검을 정략적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정치검찰사건조작 특별대책단(대책단)이 3일 발의한 '김성태 전 쌍방울회장 대북송금 사건 관련 검찰의 허위진술 강요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은 검찰의 조작 수사 여부를 따지는 게 핵심이다. 민주당은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표적 수사할 목적으로 쌍방울그룹의 주가조작 사건을 대북송금 사건으로 둔갑시키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진행해왔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수사 대상자인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가 주장해온 이른바 '검찰청 술자리 진술 조작 회유' 의혹을 계속 키우며 진상규명 필요성 명분을 쌓아왔다.
민주당은 대북송금 특검법이 검찰의 잘못된 수사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책단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검찰은 전혀 견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대한민국의 법과 질서를 유린하며 위법 수사와 진술 조작, 증거 날조를 밥 먹듯이 하고 있다. 정치검찰은 '수사의 주체'가 아니라 '수사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근거로는 민주당이 진상규명을 위해 법무부 등에 자료를 요청했지만 전혀 협조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이번 특검이 검찰의 잘못된 수사 방식에 대해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는 첫 사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재명 대표가 연루돼 있는 사건이라 '방탄 특검'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지만 선을 그었다. 민형배 대책단장은 "검찰은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를 회유·압박해서 당대표인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끌어들이려고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정치검찰의 사건조작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특검법을 발의한 것),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들의 위법·범법 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특검"이라며 "방탄 특검으로 몰고 가는 건 비약을 넘어 상상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각을 세워 온 반윤 검사 이성윤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이 의원은 앞서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법도 총대를 메고 앞장섰다. 민주당은 대북송금 검찰조작 특검법에 이어 대장동 의혹 특검법 등도 추가로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강윤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