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중앙] '김정숙 기내식' 논란에...文 "현 정부 순방비와 비교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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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4월 16일 오전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서 열린 '구례 양정마을-양산 평산마을 자매결연'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환영공연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다. 뉴스1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기내식비 논란이 확산하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참 민망하고 한심한 일”이라며 직접 해명 글을 올렸다.
문 전 대통령은 5일 페이스북에 “치졸한 시비여서 그러다 말겠거니 했지만, 점입가경으로 논란이 커지는 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몇 가지 기본적인 사실을 밝힌다”며 장문의 해명 글을 올렸다. 앞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자료를 토대로 2018년 11월 김 여사 일행이 대통령 전용기로 인도를 방문하면서 기내식 비용으로 6292만원을 썼다고 공개했다. 왕복 18시간의 비행시간 동안 기내식이 네 번 나왔는데, 산술적으로 김 여사를 포함한 방문단 36명이 한 끼마다 44만원어치를 먹은 셈이라 ‘초호화 기내식’ 논란이 일었다.
문 전 대통령은 “전용기 기내식은 일반 여객기와 마찬가지로 세트로 제공된다. 제공되는 세트 음식 외에 더 고급의 음식을 주문할 수도, 먹을 수도 없다”며 “초호화 기내식이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한식세트냐 양식세트냐, 밥이냐 빵이냐 정도의 선택 여지 밖에 없이 제공되는 기내식을 먹었을 뿐인 사람에게 기내식 총경비가 많아 보이니 ‘너 초호화 기내식 먹었지?’라며 들이대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부의 해외순방 경비는 소관 부처에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한다. 의문이 있다면 소관 부처에 물어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 끼 평균 44만원이 든 데 대해 문 전 대통령은 “해외순방의 전용기 기내식 비용은 일반 항공기의 기내식 비용과 다를 수밖에 없다”며 “같은 구성의 기내식을 반복적으로 다량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구성의 기내식을 일회적으로 준비하는 것이어서 인건비 등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서울공항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인원수와 무관하게 기내식 운반과 탑재 등에 소요되는 고정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기내식 총경비가 통상보다 많았는지 여부는 현 정부의 순방 비용과 비교하면 알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김 여사의 인도 순방은 기내식비 논란이 발생하기 전부터 ‘혈세 관광’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최근엔 애초 도종환 당시 문체부 장관의 출장 일정에는 없던 타지마할 방문 코스가 김정숙 여사 합류 결정 뒤 추가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문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아내의 인도 순방은 아내가 원한 것이 아니다”며 “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아내를 설득하여 등 떠밀듯이 가게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전 대통령의 글에 대해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선후 관계와 사실관계가 잘못됐다면 감사·조사 등 진상을 소상히 밝힐 수 있는 객관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낫지 않겠나”며 “SNS에 장황하게 쓴 글은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는 변명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앞서 김정숙 여사는 이번 논란을 일으킨 관련자들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은 명확한 근거도 없이 김정숙 여사가 마치 호화로운 식사라도 한 것처럼 냄새를 풍기며 그악스러운 마타도어를 하고 있다”며 “김 여사는 관련된 사람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