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韓대표 AI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사피온 합병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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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계열사 사피온 한국법인이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리벨리온과 합병을 추진한다. 양사는 신설 법인을 통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는 한편 기업공개(IPO)에도 나선다.
12일 SK텔레콤은 사피온코리아와 리벨리온의 합병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3분기에 합병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통합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통합법인의 경영은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스타트업인 리벨리온이 담당하고, 대표 또한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맡을 예정이다. 사피온 미국법인은 이번에 합병되지 않고 추후 역할에 대한 검토가 있을 예정이다. 다만 아직 합병을 추진하는 초기 단계인 만큼 합병 법인 명칭이나 지분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다. SK텔레콤은 합병 법인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고, 사피온의 주주사인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도 힘을 보탤 방침이다.
양사가 합병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힘을 합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다는 절박함이 작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반도체는 AI 연산에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로, 신경망처리장치(NPU)로도 불린다. 현재 초거대 AI에 주로 이용되는 반도체는 그래픽처리장치(GPU)다.
엔비디아가 전 세계 GPU시장 중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리벨리온과 사피온 등 토종 AI 반도체 업체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좀처럼 기를 펴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사가 위기의 돌파구로 합병을 선택한 이유다. 이에 대해 리벨리온 관계자는 "기술력 제고는 물론 규모의 경제 등 다양한 합병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벨리온의 전략적투자자(SI)인 KT도 리벨리온과 사피온 간 합병을 지지했다. 그동안 KT그룹은 두 차례에 걸쳐 총 665억원을 리벨리온에 투자했다.
이에 대해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KT 역시 양사 합병이 향후 신설 법인의 실적 개선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고 여기고 합병에 동의한 것으로 안다"며 "합병 이후 진행될 IPO까지 고려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사피온코리아는 2016년 SK텔레콤 내부 연구개발 조직에서 출발해 분사한 AI 반도체 기업이다. 리벨리온은 2020년 박성현 대표와 오진욱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공동 창업한 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이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3년간 2770억원을 투자받았다. 기업가치는 8800억원에 달한다.
[김대기 기자]
김대기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