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은 2일 '무능·독단의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의료계를 멋대로 대표하려 하지 말 것'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사진은 지난 3월20일 경기도 수원 장안구 성균관대학교 의대 모습.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의과대학 학생들이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을 향해 "막말과 무례함으로 의료계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의협 주도의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에도 불참하겠다고 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의대협)은 2일 '무능·독단의 임 회장, 의료계를 멋대로 대표하려 하지 말 것'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임 회장은 당선 후 의대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노력을 조금도 하지 않았다"며 "의대생들의 입장은 이미 '의대협 대정부 8대 요구안'을 통해 제시됐는데도 임 회장과 그의 집행부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3대 요구안을 냈다"고 지적했다.

의대협은 "임 회장은 청문회에서 의정 갈등에 대한 의료계의 입장을 대변하기는커녕 본인의 발언도 수습하지 못하는 무능한 모습을 보였다"며 "현 상황을 해결할 역량도 없으면서 학생과 전공의의 목소리는 무시하는 독단적 행태는 임 회장이 의료계를 조금도 대표하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 회장은 의협 회장이라는 무거운 자리에 있는데도 '표현의 자유'라며 부적절한 공적 발화를 일삼고 있다"며 "연이은 막말과 무례함 때문에 의료계의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그 어떤 언행에서 자리에 맞는 책임감이 보이는가"라고 반문했다.

임 회장은 지난달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의료계 비상상황' 관련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당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 회장이 자신에게 했던 '미친 여자' 발언 등을 지적하며 임 회장의 '막말'을 비판했다. 그러나 임 회장은 "표현의 자유 영역"이라고 일축해 논란이 됐다.

의대협은 의협과 의사단체들로 구성된 올특위도 비판했다. 의대협은 "의협은 구성 과정부터 학생들이 철저히 배제된 협의체를 만들고 한 자리만을 내어주는 등 학생들의 의사와 지위를 입맛대로 재단했다"며 "올특위를 비롯한 임 회장의 독단적 행보를 수용할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의대협은 정부에 8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요구안에는 △필수의료패키지·의대증원 전면 백지화 △의정 동수의 보건의료 거버넌스 구축 △의료 정책 졸속 추진에 대한 조사 및 사과 △의료행위 특수성을 고려한 의료사고 관련 제도 도입 △합리적 수가 체계 △의료전달체계 확립 △수련환경 개선 △휴학계에 대한 공권력 남용 철회 등이 담겼다.

의협이 발표한 대정부 3대 요구안에는 △의대 증원안 재논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쟁점 사안 수정·보완 △전공의·의대생 관련 모든 행정명령 즉각 소급 취소가 담겼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달 19일 SNS에 의협의 3대 요구안과 관련 "대전협 7대 요구안에서 명백히 후퇴한 안이며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전협 7대 요구안에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수련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전공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이 담겼다.

조소현([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