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법사위 ‘윤 탄핵 청문회’ 추진…출석요구서 수령 두고 여야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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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연 대통령실 정무1비서관(왼쪽)과 국회 법사위원들이 거친 설전을 벌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청원 관련 청문회 추진에 나선 가운데, 청문회를 강행하려는 야당과 청문회 원천 무효를 주장하는 여당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은 12일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윤 대통령 탄핵청원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된 김용현 경호처장 등 대통령실 관계자 7명에 대한 출석요구서를 대리 수령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김승원 의원과 전현희, 장경태, 이건태, 이성윤 의원,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이들은 대통령실을 항의 방문하고 출석요구서를 전달하러 가는 과정에서 이를 막아서는 경찰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이날은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른 증인 출석요구서 송달 시한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실이) 대통령실 직원의 증인 출석요구서 대리 수령을 약속했다가 대리수령이 불가하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청문회 방탄’을 위한 대통령실 거짓 행태에 대해 항의하고 서류를 전달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의원들은 30여분 대치 끝에 대통령실로 이동, 증인 출석요구서를 전달했지만 이후 대통령실 관계자가 출석요구서를 다시 도로 위에 내려놨다고 전했다. 김승원 의원은 한겨레에 “오늘 대통령실에 접수한 서류뿐 아니라, 등기송달, 주소지 송달, 공시 송달까지 병렬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서류 송달은 무조건 시킬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권한쟁의 심판 청구’로 맞불을 놨다. 국민의힘은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민청원 관련 청문회는 “중대한 위헌·위법한 하자가 존재한다”며 국민의힘 법사위 소속 의원 명의로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했다. 국민의힘은 보도자료에서 “민주당이 지난 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청문회 실시계획서 및 증인출석 요구서를 단독 처리한 과정이 당 소속 법사위원들의 국민대표권, 안건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피청구인은 정청래 법사위원장이라고 설명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그동안 관심도 없었던 청원을 갑자기, 소위원회 심사도 없이 바로 위법적 청문회를 열겠다고 결정한 것은 탄핵소추 절차를 밟겠다는 명백한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헌법을 유린하고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막가파식 정치를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항의와 상관없이 국민청원 청문회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청문회는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대통령 탄핵소추안과는 별개의 절차인 데다가, 탄핵 반대 청원도 탄핵 청원과 마찬가지로 8월에 두 차례 청문회를 열어 공평하게 심사하겠다는 것이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청원도 5만명이 넘어 찬성 청원처럼 법사위에 합법적으로 접수돼 앞으로 심사해야 한다. 그럼 공평하게 윤석열 탄핵 반대 청문회를 개최하면 된다. 탄핵 반대 청원 청문회는 8월 중 두 차례 추진하겠다. 반대 청문회와 같은 규모의 증인과 참고인으로 공평하게 맞추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 “호떡집이 불난 것은 알겠는데 헌법재판소가 이 불을 꺼줄 수 없다”고 했다.
고한솔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