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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4만원 ‘금 딸기’, 도둑도 극성…전남·경남서 절도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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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딸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농가에서 딸기를 훔쳐 가는 절도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포장된 딸기. 경향신문 자료사진.

전남 강진군 강진읍에서 시설 하우스로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농민 A씨는 지난 17일 아침 하우스를 찾았다가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 누군가가 밤새 수확을 앞둔 딸기 수십 상자 분량을 훔쳐 간 것이다. A씨는 “딸기 농사를 수십 년 해 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다.

전국 각지에서 ‘금값’이 된 딸기를 훔쳐 가는 절도 사건이 잇따르면서 농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번 겨울철 딸기는 평년보다 30%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강진군은 21일 “최근 지역 농가에서 딸기 도난 사건이 발생해 긴급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진에서는 A씨가 딸기를 도난당한 날 인근 마을에 있는 다른 농가에서도 딸기가 사라졌다.

강진군은 두 농가에서 도난당한 딸기가 2㎏들이 50여 상자 정도로 피해 금액이 200만 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인근 또 다른 농가에서는 120여만원 상당의 하우스 난방용 등유를 누군가 훔쳐 갔다.

피해 농장은 모두 외딴곳으로 주변에 폐쇄회로(CC)TV 등이 설치돼 있지 않다. 특히 절도범들이 딸기를 직접 따 갔는데도 줄기는 상하지 않았다고 한다. 강진군 관계자는 “줄기가 꺾이지 않도록 하려면 딸기 수확에 상당히 능숙해야 한다. 난방유까지 훔쳐 간 걸 보면 전문 절도범의 소행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농가 3곳에서 한꺼번에 도난 사건이 발생하자 군은 강진경찰서에 공문을 보내 순찰 강화를 요청했다. 또 딸기 등을 재배하는 시설 하우스 농가 100여 곳에 피해 예방을 당부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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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원 강진군수(사진 왼쪽)가 지난 17일 딸기 도난 피해를 당한 강진읍의 한 딸기농가를 찾아 피해 상황을 듣고 있다. 강진군 제공.

경남 김해에서도 출하를 앞둔 딸기 도난 사건을 경찰이 수사 중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김해시 한림면 시산리와 가동리에 있는 시설 하우스 11개동에서 딸기 1900㎏이 사라졌다. 딸기는 수확해 경매장으로 출하하기 위해 모아둔 상태였다고 한다. 피해 농가는 모두 8곳으로, 피해 금액은 25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최근 잇따른 절도 사건은 딸기 가격이 급등이 원인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통계시스템을 보면 서울가락도매시장의 딸기 거래 가격은 지난해 12월31일 상품 기준 2㎏ 한 상자에 3만7740원으로 평년(2만8061원)보다 30% 이상(9679원) 올랐다. 오름세는 계속돼 지난 20일에는 2㎏에 4만1300원을 기록했다. 평년(2만7078원)보다 34%(1만4222원)나 높은 가격이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애써 키운 딸기를 농민들이 허무하게 도난당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도난방지용 CCTV 설치를 비롯한 지원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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