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중앙] 권성동 “이재명 前경호책임자가 멤버”…‘해병단톡방' 논란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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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이 불거진 ‘해병 출신 단톡방’을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하고 있다. 앞서 야권은 단톡방 멤버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 이종호씨가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를 펼쳤다며 ‘김건희 여사 결탁설’을 폈는데, 17일 여당은 ‘민주당 공작설’로 반격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톡방에는 전직 대통령 경호처 출신 송모 씨가 있다”며 “송 씨는 지난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경호 책임자이자, 이재명 팬클럽인 ‘그래도 이재명’의 대표 발기인”이라고 주장했다. 대선을 1년 앞둔 2021년 3월 ‘그래도 이재명’ 출범 당시 교육·문화계, 직능단체 등에서 3000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는데, 송씨가 안전 분야 전문가로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다.
권 의원은 2주 전에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변호를 맡은 김규현 변호사가 단톡방 멤버라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민주당 국회의원 경선에도 나섰던 인물이다.
권 의원은 “단톡방에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경호 책임자, 민주당 경선 참여자가 있었던 것”이라며 “민주당 편 인사가 의혹의 불씨를 던지고 민주당이 불씨에 기름을 퍼부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이들을 이용해 탄핵을 시도했다면 이건 사기 탄핵 게이트”라고 강조했다.
문제의 단톡방은 이 씨, 송 씨, 김 변호사와 사업가 최모 씨, 경찰 최모 씨 등 5명이 멤버다. 이들은 모두 해병대 전역자로 지난해 ‘멋쟁해병’이라는 이름의 단톡방을 만들었다. 여행이나 골프 등 친목 목적으로 알려졌다.
이 단톡방이 돌연 정치권 공방의 중심에 선 것은 이 씨와 김 변호사의 지난해 8월 9일 통화 녹음이 공개되면서다. 녹음에 따르면 이 씨는 “임성근 전 사단장이 사표 낸다고 그래가지고, OO(송 씨)가 전화 왔더라”며 “그래가지고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고 했다), 내가 VIP에게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단톡방에서는 송 씨 주도로 지난해 임 전 사단장과 골프 모임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는 김 여사 연루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의 시세 조종 공범 혐의로 기소된 인물로, 지난해 2월 1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 씨와 김 변호사가 통화한 지난해 8월 9일은 채 상병 사망(7월 19일) 책임에 대한 국방부 재조사가 이뤄졌던 시기였다.
앞서 이씨의 통화 녹음이 공개되자 민주당은 맹공했었다. “송씨가 이씨에게 구명 로비를 하고, 이씨는 VIP에게 임 전 사단장을 구명한 의혹”(한민수 대변인)이라는 주장이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임 전 사단장과 김 여사의 연결 고리가 이 씨 통화로 선명해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씨는 “통화는 과시용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10일 “대통령실은 물론 대통령 부부도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이날 권 의원이 야당 공작설을 제기하는 등 여당이 반격에 나서면서, 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해당 단톡방을 둘러싼 공방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손국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