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4대금융, 홍콩 ELS 털고 너도나도 주주환원 `밸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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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이 상반기 역대급 호실적에 힘입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밸류업 대장주 KB금융을 추격하기 위해 다른 금융그룹들이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총주주환원율(배당수익률+자사주 매입·소각) 목표치 달성 여부에 따라 최종 승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반기 '역대 최대' 실적=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조352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5조원대에 이르렀다. 가계대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여파를 털어내면서 역대급 호실적을 냈다는 분석이다.
이자이익의 성장세도 금융사들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KB금융의 올 상반기 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한 6조3577억원을 거뒀다. 신한금융은 7.0% 늘어난 5조6377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4조3816억원)과 우리금융(4조3950억원)도 4조원이 넘는 이자이익을 올렸다.
비이자이익과 비은행 부문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특히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88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1%나 급증했다. KB금융은 비은행 부문 상반기 순이익 기여도가 지난해 41%에서 올해 49%로 확대되며 리딩금융 탈환에 도움이 됐다.
이에 KB금융이 상반기 2조78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리딩금융' 자리를 되찾았다. 1분기 ELS 관련 배상 비용으로 8620억원을 충당부채로 반영하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5% 감소했지만, 2분기 들어 반등했다. 신한금융이 당기순이익 2조7470억원을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고 하나금융이 2조687억원, 우리금융이 1조7554억원 등을 기록했다.
◇밸류업 경쟁 불꽃= 금융지주들은 호실적을 발판으로 밸류업 청사진도 잇달아 발표했다.
신한금융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주주환원율 50%, 5000만 주 소각' 등 계획을 담은 밸류업 방안을 공시했다. 2027년까지 5000만주가 넘는 주식을 소각해 주당 가치를 높이겠다는 내용이 뼈대다. 지난 26일 종가(5만8000원)로 계산하면 약 3조원가량이 투입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국내 은행지주 중 처음으로 밸류업 로드맵을 공시했다. 중장기적으로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내용이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하반기(7~12월) 중 밸류업 계획을 공시할 계획이다.
각 금융사들이 발표한 총주주환원율의 달성 여부에 따라 주가 리딩금융 자리가 정해질 전망이다.
밸류업 정책과 실적 개선 소식에 4대 금융지주의 주가도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은 지난 26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우리금융은 26일 전일 대비 11.36% 오른 1만618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신한금융은 6.42% 오른 5만8000원이었다. KB금융과 하나금융도 각각 4.64%(8만7900원), 4.27%(6만3500원) 올랐다.
금융투자업계에선 금융주가 하반기에도 상승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은행주의 경우 타업종에 비해 트럼프 트레이드 관련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장기금리 상승 및 장단기 금리차 정상화는 은행주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형연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