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신원식 국방 “한미일 안보협력 첫 문서…상호신뢰 원칙으로 3국이 지킬 것”[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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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8일 도쿄 미나토구 주일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한미일 국방장관회의에서 서명한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 협력각서(MOC)에 대해 한미일 안보협력의 기본 방향과 정책 지침을 제공하는 최초의 문서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28일 도쿄 미나토구 주일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이번 문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포함한 역내 도전·도발·위협 대응을 통해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과 그 너머의 평화와 안전 보장이 목적”이라며 “이를 위해 3국 국방장관회의, 합참의장회의, 안보회의 등 고위급 회의를 한미일이 돌아가며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국방부 장관으로서는 15년 만의 일본 방문이고 일본 자위대 의장대로 사열했다. 이번 방문에 대한 의미는?
▶한국 국방부 장관의 일본 방문은 1994년이 처음이다. 이후 2009년까지 8번 왔다. 일본 방위상은 1995년에 처음 방한해서 8번 한국을 찾았다. 국제회의에서 양국이 회담한 것도 8번이다. 총 24번을 만났고 이번이 25번째 한일국방장관 회담이다.
한일은 여러 가지 갈등 요인이 있고 각각의 입장이 다르지만 안보분야 협력은 거의 이견 없이 같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인보위협의 이해관계가 명확하고 한일 양국이 상호신뢰와 존중 입장에서 풀어나가야 할 문제다. 국방·안보 협력은 양국 국익에 부합되게 발전해야 좋다. 15년 만의 방일을 계기로 양국 협력이 후퇴하거나 지연되지 않으면 좋겠다.
-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TSCF) 합의·체결이 현 동북아 안보정세와 대북 군사대비태세에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나?
▶TSCF는 한미일 안보협력을 제도화한다는 것에 대한 기준 문서다. 여기에는 고위급 교류와 제3국 간의 정보교류, 연합훈련 등의 원칙과 절차가 상세하게 명시되어 있다. 이를 기초로 한미일의 안보협력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끝이 아니고 시작을 알리는 문서다.
첫 출발은 MOC 형태이고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해도 한미일 장관이 나선 것은 처음이라 이를 지키는 노력을 3국이 상호신뢰원칙에서 할 것이다. 러·북간의 군사협력과 호전적으로 나오는 북한, 미·중 간의 전략적 경쟁 심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키는 데에 이번 문서가 도움이 된다고 본다.
대북 메시지 측면에서도 북한 핵 개발 이유가 한미동맹 균열과 한미일 안보협력 구도를 깨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한국과 북한이 1대1 구도가 되면 북한이 자기의 의지를 한국에 강요하기 쉬운 상황이 되는데, 한미동맹 강화에 한미일 안보협력 또한 추가되면서 북한의 핵 개발 전략적 이점이 상쇄된다. 한미일 안보협력강화는 북한 핵 억제와 북한이 비핵화로 나아가기 위한 동인도 될 수 있다.
-미국이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바이든 행정부와의 기존 안보 관련 합의와 문서가 차기 정부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까?
▶미국서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한미일 안보위협이 되는 상황은 변함이 없고, 역내 도전 요인도 한미일에 공통적인 안보 위협 요인이 된다. 3개국 국익에 윈-윈 되는 상황이라 큰 흔들림 없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미국 대선을 앞둔 문서화 차원이라고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 워낙 현재의 안보상황이 위중한 가운데 전세계적으로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동정세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연계되어 있어서 3개국 안보협력에 속도가 붙게 됐다. 미 대선이나 정치적 이슈보다는 안보 정세의 가변성 때문으로 봐 달라.
-내달 ‘한미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 계기로 한미 간 훈련 외에 한미알간 사전에 조율된 3자 훈련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나?
▶UFS 핵 작전 연습은 한미 당국자 간에 트레이닝을 하는 것이다. UFS는 한미 양자의 문제이고 한미일과는 별개다. 한미일 연계 훈련은 없다. 대신 ‘프리덤 에지‘ 훈련을 최근 1차 했고 하반기에 2차를 하는데 한미일 훈련은 그때 할 것이다. 구체적 시기는 각국이 조율 중이다.
-이번 3국 국방장관회의가 ‘국가별 순환 주최’ 원칙에 따라 일본에서 이뤄졌는데, 다음은 한국에서 진행되나?
▶내년에 한국에서 진행한다. 일본 방위상도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매년 3개국이 돌아가면서 하기로 했다.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의 교류 확대가 언급됐다. 이때 자위함기(욱일기)를 단 해상 자위함의 입항에 대한 시각은?
▶각 정부 때마다 자위함기를 달고 일본 해군 함정이 국내에 입항했다.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일본 해상자위기가 국제관례에 따른 함정기라는 것을 우리가 인정했다. 국제관례로 자국의 함정기를 게양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
-북한 오물풍선에 대한 대응 방침이 부족하다는 시각이 있는데
▶북한 오물 풍선이 DMZ를 넘자마자 격추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는데, 이 경우 총탄과 포격이 북한 지역에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군사적 충돌도 우려할 수 있는 문제다. 대한민국 수도권의 경우 철책 바로 뒤까지 민가가 있고, 최근 오물풍선이 떨어진 대통령실 인근 용산 지역도 인구 밀집 지역이다. 물리적인 격추는 오히려 더 큰 부수 피해를 낳을 수 있다. 국민 불안을 줄이기 위한 조기 회수 방안에 관해 검토 연구하고 있다.
-일본 초계기에 대한 레이더 조사 문제가 최근 일단락됐다. 우리에게 어떤 이익을 기대할 수 있나?
▶ 초계기 문제는 한일 관계에 심각한 균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양국 장관이 미래지향적으로 하자는 의미에서 결정했다. 우리는 함정의 안전, 일본은 항공기 안전 확보로 서로서로 도움이 되는 구조가 됐다고 본다.
또 한미일 3국이 북한 미사일 정보 등을 공유하는 것은 3국 모두 좋은 구조다. 우리는 단거리 발사 정보가 우수하지만 일본은 정찰위성을 통한 우주 감시 정보가 뛰어나다. 핵미사일은 지표면 곡률 현상 등 때문에 우주에서 봐야 제일 정확하다. 누가 이익을 더 보느냐보다 한미일이 공조해서 기존보다 더 좋은 정보를 갖게 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이승훈 특파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