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민주당 “세관 마약수사 외압 실체는 대통령실…일선 경찰 좌절”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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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조직을 검거한 경찰이 관세청 직원들의 연루 혐의를 잡고 수사에 나섰으나 상부로부터 압박에 시달렸고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까지 언급됐다는 청문회 증언이 나온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전방위적인 수사 외압은 용산 대통령실이 아니면 움직일 수 없다”고 30일 주장했다.
민주당 행정안전위원회 위원 12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마약 수사 초기 보고를 할 때만 해도 윤희근 경찰청장이 직접 ‘훌륭한 성과’라고 격려한 사건이, 일주일 후 ‘용산이 괘씸하게 보고 있다’는 말 한마디를 시작으로 전방위적인 외압이 시작됐다”며 “관세청이 연루된 정황이 나왔다고 해서 ‘마약과의 전쟁’ 국면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용산 대통령실이 수사에 개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29일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온 백해룡 경정은 서울 영등포서 형사과장으로 근무하던 지난해 9월 중순, 마약 조직원과 세관 직원들의 유착 의혹을 수사하다가 영등포경찰서장으로부터 ‘용산(대통령실)이 괘씸하게 보고 있다’는 취지의 말과 함께, 예정돼있던 ‘마약 수사 언론 브리핑’을 연기하라는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수사 지휘 계통에 없는 조병노 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경무관)이 같은 해 10월5일 ‘자신에게 세관 직원들은 빼라’는 취지로 말하며 해당 사건에 개입했다고도 주장했다. 조 경무관은 도이치모터스 2차 주가조작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 녹취에 ‘승진 로비 대상자’로 언급된 인물이다.
민주당 위원들은 “백 경정에게 외압을 가한 조병노 경무관은 징계를 피해갔지만, 열심히 일한 백아무개 경정은 경찰청장 후보자인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징계를 받고 좌천성 인사까지 당했다. 영등포서 수사팀이 동력을 잃고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이 혐의를 받던 세관 직원은 핸드폰을 반복 초기화해 포렌식이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공정인가. 이제는 군을 넘어 경찰 수사 공정성까지 훼손할 생각인가. 지금도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있는 일선 경찰관의 좌절감은 누가 책임져야 하나” 비판했다.
고한솔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