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삼성 HBM3E, 엔비디아 공급 가시화…실적엔진 풀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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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김응열 기자]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제품 공급이 가시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미국 엔비디아에 조만간 HBM3E를 납품한다는 의미다. 삼성 반도체는 AI 슈퍼 사이클을 타고 깜짝 실적을 보이고 있는데, HBM까지 힘을 받으면 하반기 실적 역시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김재준 삼성전자(005930)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31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HBM3E 8단 제품은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해 3분기 양산할 예정”이라며 “HBM3E 12단 제품은 고객사 요청에 맞춰 하반기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HBM은 통상 사전에 고객사와 공급 물량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본격 공급이 가시화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큰 손’ 고객사는 엔비디아와 AMD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HBM3E 8단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고, HBM3E 12단의 경우 4분기에 납품한다. 다만 HBM에서 한발 늦은 삼성전자는 아직 엔비디아로부터 HBM3E 퀄 테스트(품질 검증)를 진행하고 있다. 김재준 부사장은 ‘고객사 비밀유지계약(NDA) 준수’를 이유로 이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업계에서는 공급 시점을 명시한 것은 퀄 테스트 통과가 임박했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최근 “2~4개월 내에 삼성 HBM3E가 퀄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고 썼다. 이르면 3분기 공급이 가능한 스케줄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분기 HBM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했다. 또 HBM3E 매출 비중은 4분기 전체 HBM의 60% 수준까지 급등한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높은 ‘HBM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뜻이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10조443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62.29% 증가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반도체(DS)부문에서만 6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DS부문 매출은 28조5600억원으로 2022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TSMC 매출(6735억1000만대만달러·약 28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말 그대로 ‘깜짝 실적’이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엔비디아 등의 입장에서 SK하이닉스 물량만으로는 수요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삼성전자에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HBM3E 납품을 시작하면 실적은 더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김정남([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