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野, '취임 이틀' 이진숙 탄핵안 처리... "'오물탄핵'에 맞서겠다"는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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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이 위원장 당당히 심판 받을 것"
이날 민주당 등 야당은 전날 국회에 보고된 이 위원장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 188명 중 찬성 186명, 반대 1명, 무효 1명으로 처리했다. 국회가 탄핵소추의결서를 헌재와 방통위에 전달한 직후부터 이 위원장 직무는 정지된다. 방통위는 김태규 부위원장 체제로 가동되지만, 5인의 방통위원 중 김 부위원장 1인만 남게 돼 주요 의결이 불가능한 개점 휴업 상태가 된다.
헌재가 지난해 2월 국회의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한 탄핵안 처리 후 약 5개월 만에 기각 결정을 내린 전례에 비춰 방통위의 파행 장기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야당의 탄핵 추진 직전 사퇴한 이동관 김홍일 전 위원장과 달리 이 위원장은 헌재 판단 때까지 기다릴 예정이다. 이날 탄핵안 처리 이후 이 위원장은 입장문을 내고 "방통위원장으로서 거대 야당의 탄핵소추라는 횡포에 당당히 맞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도 "이 같은 무도한 탄핵이야말로 반헌법적 반법률적 행태다. 야당의 탄핵폭주에 맞서 이진숙 위원장은 당당히 헌재 심판을 받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오물풍선을 보내는 것과 야당이 오물탄핵을 하는 것이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 "고 말했다.
민생회복지원금법, 거부권 행사로 폐기 가능성
이 위원장 탄핵에 앞서 야당은 이재명표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인 민생회복지원금법을 재석의원 187명 중 찬성 186명, 반대 1명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퇴장했지만,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남아 유일한 반대표를 던졌다.
해당 법안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1인당 25만~35만 원 범위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1인당 25만 원 지급 기준으로 약 13조3,000억 원이 필요하다. 여당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역대 최장인 15시간 50분간 발언을 이어가면서 "시장경제의 원칙에 어긋나며, 가장 현실적인 문제로는 소요되는 돈이 너무 크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이날 "민생지원금은 13조 원이라는 재원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고, 어려운 계층에 집중 지원한다는 현 정부의 정책과 맞지 않는다"며 "법률을 통해 행정부의 예산을 규율하려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거부권 행사를 예고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국회에서 재표결이 이뤄지겠지만, 여당 내부에서 이견이 없고 개혁신당까지 부정적 입장이라 법안 통과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법률안이 일방적으로 처리된 점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깊은 유감"이라며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회는 이날 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노란봉투법(노조법 제2조·제3조 개정안)도 상정했고, 여당은 곧장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다만 노조법은 앞서 진행한 필리버스터와 달리 ‘24시간 후 종결’ 수순을 밟지는 않는다. 표결로 필리버스터를 끝내기 위해서는 재적 의원의 5분의 3(180명)이 필요한데, 3일 호남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어 정족수를 채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3일 밤 7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노조법은 ‘투표 불성립’ 처리되고, 5일부터 시작되는 8월 임시국회에 재상정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세인 기자 ([email protected])
나광현 기자 ([email protected])
이민석 인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