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여야, 이진숙 탄핵심판 여론전 본격화…야당은 청문회 등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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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 심판 절차가 시작되면서 여야가 여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장 180일이 걸리는 탄핵 심판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정치 공방을 통해 여론몰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5일 헌재에 이 위원장 탄핵소추 의결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헌재는 이날 사건을 배당하고 비공개로 주심 재판관을 지정했다. 헌재는 이후 변론기일을 열어 양측에 의견 진술 기회를 부여하고 별도의 신문을 할 예정이다.
헌재는 탄핵소추 의결서 접수일로부터 최장 180일 내에 결론을 내야한다. 재판관 9명 중 7명 이상이 출석해 6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이 인용되고 반대가 4표 이상 나오면 기각된다. 탄핵소추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재판관이 5명 이상이면 탄핵안은 각하된다.
헌재가 탄핵 심판에 돌입하자 여야 정치권은 여론전을 강화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이 위원장 탄핵이 ‘정치 탄핵’이고 ‘2인 방통위 체제’에는 민주당 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종혁 최고위원은 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이 위원장 탄핵에 대해 “임명이 된 하루 만에 탄핵한다는 것은 예방적 탄핵”이라며 “탄핵안의 원래 취지에 맞지도 않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방통위 2인 체제에 대해서도 “2인 체제가 이뤄지게 된 과정은 (여야)어느 한쪽에게만 책임을 귀속시킬 수는 없는 부분이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김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방통위원)2명이서 (중요한)결정을 한 것은 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고 이미 2건에 걸쳐서 법원이 판단했다”면서 “헌법과 법률에 위배되는 행위를 견제할 수 있는 것이 국회 탄핵 절차”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헌재에서 탄핵안이)인용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민주당이)청문회도 하고 국정조사도 하는 것은 5인 구조를 가지고 운영하라는 합의제의 정신이 훼손되는 것을 지금 안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위원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고 8월 임시국회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언론 장악·통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국정조사에 대해선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를 요구해 변수가 됐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국회의장은 여야가 합의하지 않고 국정조사를 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합의를 해 오라는 상황”이라며 “그냥 과방위(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에서 다룰 수 있는 문제를 뛰어넘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등 야당은 국정조사 전에는 방통위 현장검증과 청문회 등으로 여론 압박에 나설 전망이다. 과방위는 6일 방통위를 찾아 ‘2인 체제’로 이뤄진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을 담은 회의록을 살펴 볼 예정이다. 오는 9일에는 이 위원장과 김 부위원장,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 등 29명의 증인을 불러 청문회를 진행한다. 과방위 청문회에서는 여야가 또다시 이 위원장 탄핵 정당성을 놓고 정면충돌할 전망이다.
정치권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 위원장 임명과 탄핵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8월 1주 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9%포인트(P) 떨어진 32.8%로 집계됐다.
리얼미터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 “이 위원장 탄핵 소추안 가결 등 야당의 탄핵 공세뿐 아니라 ‘거부권-재의결’의 쳇바퀴 교착 정국이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전화(ARS)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2.0%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종우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