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남자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슈가(31·민윤기)가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타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7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슈가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해 조사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오후 11시27분쯤, 슈가는 용산구 한남동 나인원한남 인근 인도에서 술에 취해 전동 스쿠터를 타고 가다가 혼자 넘어진 채로 경찰에 발견됐다.

바닥에 쓰러져 있던 슈가를 부축해 일으킨 기동대 소속 경찰은 슈가에게서 술 냄새가 나는 것을 확인하고 가까운 파출소로 인계했다. 슈가는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맥주를 한 잔 마시고 잠깐 운전했다"는 취지로 경찰에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음주 측정 결과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이상~0.2% 미만) 수준이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소속사 빅히트뮤직(하이브 산하)은 이날 오후 "슈가는 음주 상태에서 귀가하던 중 헬멧을 착용한 상태로 전동 킥보드로 500m 정도 이동했고, 주차 시 넘어졌다"며 "주변 경찰을 통해 음주 측정한 결과 범칙금과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티스트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많은 분께 실망감을 드려 사과드린다"며 "사회복무요원 신분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행동에 대해서는 근무처로부터 적절한 처분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슈가의 면허 취소를 위한 행정처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슈가도 같은 날 팬 커뮤니티 '위버스'에 "여러분께 실망스러운 일로 찾아뵙게 되어 매우 무겁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피해를 입으신 분 또는 파손된 시설은 없었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제 책임이기에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어젯밤 식사 자리에서 술을 마신 후, 전동 킥보드를 타고 귀가했다"며 "가까운 거리라는 안이한 생각과 음주 상태에서는 전동 킥보드 이용이 불가하다는 점을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도로 교통법규를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슈가 측은 자신이 이용한 교통수단을 '전동 킥보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슈가가 운전했던 장치가 '전동 스쿠터'라고 판단했다. 슈가가 이용한 이동장치가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인장이 추가된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전동 킥보드와 전동 스쿠터는 모두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한다. 음주운전 적발 시 전동 킥보드는 운전면허 취소·정지와 범칙금 등 행정 처분만 받지만, 전동 스쿠터는 별도로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한편 병무청 측은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슈가의 음주 운전과 관련하여 "일과 시간 이후 발생한 행위라 추가 징계나 처벌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사회복무요원 복무관리규정을 보면, '품위유지 의무' 조항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는 근무 시간에 한정될 뿐, 근무 시간이 끝난 후에는 해당 규정을 적용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군에 입대한 현역병들은 휴가 중이나 일과 시간이 끝난 뒤에 사회에서 범죄를 저지르면 군 형법이 적용되어 군사법원에서 재판받는다. 현역병들이 사회복무요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현역병 A씨는 "현역병과 사회복무요원 모두 고생하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더 열악한 조건에서 근무하는 현역병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슈가는 지난해 9월 군에 입대해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다. 그의 소집해제일은 내년 6월이다.

고기정 인턴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