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해 사직서를 낸 전공의들이 수련병원 대신 일반병원으로 복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대다수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자 오는 하반기 추가 전공의 모집을 실시하기로 했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7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정부는 단 한 명의 전공의 복귀 소식에도 기쁘다고 말하는 환자들의 목소리를 들어 전공의가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제공하기 위해 모집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반기 전공의 추가 모집은 9일부터 시작된다. 레지던트 1년 차는 오는 14일까지, 레지던트 2~4년 차와 인턴은 오는 16일까지 모집한다. 이어 오는 17일 레지던트 1년 차 필기시험 진행 후 8월 말까지 각 병원별 선발 절차를 모두 완료할 방침이다.

이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율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지난달 22~31일 진행된 하반기 모집에 지원한 전공의는 104명이다. 모집인원 7645명 중 약 1.36%에 그쳤다. 지원자 중 인턴은 13명, 레지던트는 91명이었다.

정 실장은 "당초 예정된 9월부터 하반기 수련이 시작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복귀 의사가 있었으나 짧은 신청 기간과 주변의 시선 때문에 모집에 응하지 못한 전공의들은 추가 모집에 적극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만 정 실장은 추가모집을 해도 지원이 저조할 경우 대책을 묻자 "지원 규모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하반기 수련이) 다음달 1일에 시작된다. 추가적으로 (모집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기준 211개 수련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레지던트는 총 1091명이다. 전체 레지던트 1만506명 중 10.4%에 불과하다.

되레 수련병원이 아닌 다른 의료기관에 일반의로 재취업하는 이들은 늘고 있다. 정 실장은 "지난 5일 기준 사직한 레지던트 5701명 중 약 11%인 625명이 종합병원 등에 취업해 진료 현장으로 복귀했다"며 "지난주 258명에 대비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말했다. 이들 625명은 병원급 의료기관에 신규 취업, 임상의로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반의로 재취업한 이들과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한 91명을 제외한 나머지 4985명은 수련병원 지원도, 의료기관 취업도 하지 않고 있다.

최근 응급실을 찾는 중등증환자가 증가해 평시 수준을 웃돌고 중증·응급질환 진료가 제한되는 의료기관과 질환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중대본은 응급의료체계 유지 대책도 논의했다.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인상분을 활용해 전문의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신규·대체 인력의 인건비·당직 수당을 지원해 전문의 이탈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권역응급센터가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등증 이하 환자는 지역응급센터나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적극 이송해 업무부담을 줄이고 지역응급센터 중 인력이 충분한 기관은 거점지역센터로 지정해 권역응급센터의 업무를 부담하도록 한다.

중증·응급환자가 발생하면 핵심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즉각 이송하고 권역응급센터를 찾는 경증환자에게는 의료비 본인부담을 단계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조소현([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