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韓 "김경수 복권, 공감못할 분 많아"… 李 "큰 역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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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광복절을 앞두고 13일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복권되자 여야는 저마다 셈법에 따른 반응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친문재인계(친문계) 적자 귀환에 계파 구분 없이 일단 "환영한다"고 대응했다. 반면 당정 갈등을 우려하는 국민의힘은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공감이 어렵다"고 우회적 불만을 드러냈다. 대통령실 역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더 성찰하는 시간을 보내겠다"며 "우리 사회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잘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복권에 반대했던 분들의 비판에 담긴 뜻도 잘 헤아리겠다"고 전했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항마'로 꼽히는 김 전 지사 복권에 이재명 전 대표를 비롯한 친이재명계(친명계)에서도 환영의 인사가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과 민주당을 위해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한다"며 "당원들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가 김 전 지사 복권을 요청했다고 밝힌 가운데 친명계도 복권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점을 내세워 여권의 '분열'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은 과거 보수정권 인사들의 복권에 대해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면·복권 대상자에 국정농단, 적폐세력이 다수 포함된 것은 동의하기 힘들다"며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현기환 전 정무수석,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원세훈 전 국정원장, 조현오·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의 사면은 사실상 국정농단 세력의 대방출"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윤·한(윤석열 대통령·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갈등' 진화에 나서면서도 뒤끝을 남긴 모양새다.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해 대통령실에 여러 경로로 부정적인 뜻을 피력해 온 것으로 알려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추가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지만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한 대표는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당 중진 의원들과 오찬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해 "알려진 바와 같이 공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을 것 같다"면서도 "이미 결정된 것이기에 제가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되느냐'는 추가 질문에는 "그냥 말씀드린 대로 해석해달라"고 답하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그동안 밝혀왔던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도 공개적인 발언을 통해 당정 갈등을 키울 수 없다는 판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상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께서 하게 되는 고도의 정치적 판단에 대해서는 우리는 충분히 의견을 전달한 것이고, 그에 대해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김 전 지사 복권을 둘러싼 당정 갈등이 확전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전임 당 대표였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요즘 우리 당에서 민생 문제보다는 김 전 지사 복권 같은 정치논쟁이 더 크게 부각되는 상황이 걱정된다"며 "김 전 지사 복권 여부는 대통령이 국민통합과 정치적 형평 차원에서 종합적 판단을 하도록 존중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고, 지금 우리 당은 민생경제 해결에 당력을 총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을 행사한 만큼 더 이상 당내 갈등으로 비화돼서는 안 된다"며 "우리 모두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실은 김 전 지사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김 전 지사 복권으로 인한 당정 갈등 확대를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더 이상 당정 갈등의 확전은 없었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김 전 지사 복권 결정이 되기 전 한 대표 측이 "당정 갈등은 있을 수밖에 없고 또 있어야 된다"며 '건강한 당정관계를 위해 할 말은 하겠다'는 입장을 거침 없이 표명했기 때문이다.
[곽은산 기자 / 박윤균 기자 / 우제윤 기자]
곽은산 기자([email protected]), 박윤균 기자([email protected]), 우제윤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