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정부 따로, 광복회·野 따로…쪼개진 경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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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독립기념관장 인선을 둘러싼 갈등 속에 결국 '반쪽' 행사로 치러졌다. 광복절 경축 행사가 이념 논쟁 속에서 파행된 것은 광복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인선을 두고 빚어진 갈등에 광복회를 비롯한 일부 독립운동단체와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경축식에 불참하고 자체 기념식을 열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이날 정부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우 의장은 전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유감스럽지만 국민께서 염려하고 광복회가 불참하는 광복절 경축식은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 행사에 참석하겠다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뉴라이트 출신인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의 막말을 이유로 들며 불참했다.
이날 광복회를 포함한 60여 개 민간단체들은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있는 백범기념관에서 자체 행사를 개최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우리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일환으로 광복회원들의 결기를 보여줘야 했다"고 정부 기념식 불참 이유를 전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등 야권 소속 인사 100여 명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기념식 이후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세우는 것에 대해 애국보수단체들도 이렇게까지 반대하고 있는데 이것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은 민생에 거부권을 남발하면서 일본의 역사 세탁에는 앞장서 퍼주기만 한다"고 적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우 의장과 이종찬 광복회장의 정부 경축식 불참에 유감을 표시하며 민주당의 반정부·반일 공세를 비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경축식을 마친 뒤 "인사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국민 모두가 축하할 만한 정치 행사에 불참하신 데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견이 있으시면 여기 오셔서 말씀하실 수도 있는데 이렇게 마치 나라가 갈라지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너무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민주당은 갈등을 조장하는 식의 '역사 팔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여당 중진들도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좌파들은 우파 정권에 대해 끊임없는 친일몰이를 해왔고, 시작은 늘 이승만 정권이 친일 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반쪽짜리 행사란 지적에 대해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가 공식 행사"라며 "특정 단체가 참석하지 않았다고 해서 일각에서 주장하는 반쪽 행사라는 표현은 잘못됐다"고 밝혔다. 그는 "있지도 않은 정부의 건국절 계획을 철회하라는 억지 주장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위지혜 기자 / 신유경 기자 / 김성훈 기자]
위지혜 기자([email protected]), 신유경 기자([email protected]), 김성훈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