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례]푸틴의 스파이였을까…흰돌고래 ‘발디미르’ 폐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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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파이’로 의혹을 받았던 흰돌고래(벨루가) ‘발디미르’가 노르웨이 바다에서 폐사한 채 발견됐다. 부검이 진행될 예정으로, 스파이 여부가 확인될지 주목된다.
아에프페(AFP) 통신, 가디언 등은 발디미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흰돌고래가 노르웨이 남서쪽 앞바다에서 폐사했다고 2일 전했다. 발디미르는 노르웨이어로 고래(Hval)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름의 합성어로 ‘푸틴의 스파이’라는 뜻을 담아 이름 지어졌다.
노르웨이 국영방송 엔아르케이(NRK)는 남부 리사비카 만에 떠다니는 흰돌고래의 시신을 낚시하러 나온 아버지와 아들이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발디미르의 사체는 항구로 옮겨졌고 부검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 3년 동안 그의 동선을 추적하고 있는 비영리단체 ‘마린마인드’의 창업자인 해양생물학자 세바스찬 스트랜드는 아에프페에 “평소대로 그를 추적했는데 어제 그가 죽은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스트랜드는 발디미르의 사체에서 눈에 보이는 상처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부검에 대비해 그의 사체를 회수해 차가운 물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이 돌고래가 이런 이름이 붙여진 배경에는 2019년 봄 노르웨이 최북단 핀마크에서 처음 발견됐을 당시 수상한 장비를 몸에 부착한 채 이 바다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액션 카메라를 끼울 수 있는 홀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장비’(Equipment St Petersburg)라는 용어가 적힌 띠가 그의 몸에 달려있었다. 이 때문에 러시아 정부가 보낸 스파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스트랜드는 발디미르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발디미르가 러시아에서 치료용 돌고래로 쓰였을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전문가들은 40~60살까지 생존하는 흰돌고래들의 수명을 고려할 때 발디미르는 14~15살로 다소 이른 나이에 폐사했다고 본다.
흰돌고래는 몸길이가 최대 6m까지 자라지만, 폐사한 발디미르는 4.2m(14피트)였다. 몸무게는 1225㎏였다고 한다. 보통 차가운 바다에 사는 흰돌고래의 서식지는 알래스카와 캐나다 북부, 그린란드 서부, 러시아 북부 해안가 등이다.
최우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