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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례][단독] ‘출근 정보’까지 사고파는 성매매 창구 ‘키스방 알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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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매’ 빠르게 예약하는 꿀팁 같은 거 있습니까? ‘키스방 알리미’ 써야 하나요?”


“알리미 없으면 ‘예압매’ 보기 힘듦.”


지난 5월 한 비공개 성매매 후기 사이트 게시판에서 오간 대화다. 여기서 ‘매’는 성매매 여성을, ‘예압매’는 ‘예약 압박이 큰 성매매 여성’을 일컫는다. 한 성구매자가 원하는 여성을 빠르게 예약하려면 ‘키스방 알리미’를 써야 하냐고 묻자, 인기 많은 여성과 예약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다고 누군가 답한 것이다. 이 사이트는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국외 아이피(IP)로만 접속할 수 있다.


키스방 알리미는 2020년께 새롭게 등장한 성매매 알선 플랫폼이다. 기존에는 성매매업소로부터 광고비를 받은 알선 사이트 위주로 온라인에서 성매매가 중개됐는데, 키스방 알리미는 여러 업소 성매매 여성들 출근 정보를 취합해 모바일 비밀대화방에서 관련 정보를 전달한다.


회비를 내면 특정 텔레그램 아이디 또는 정보무늬(QR코드)를 통해 비밀대화방에 들어갈 수 있고, 여기서 성매매 여성들 정보를 받는 식이다.


불법 성매매 예방·감시 활동을 펼쳐온 서울시립 다시함께상담센터 쪽은 2024년 현재 키스방 알리미는 최소 5개 이상 존재한다고 말한다. 2년 가까이 성매매 산업 관련 온라인 사이트와 게시물을 추적해온 화이트해커 최준영(가명)씨도 ‘노○’, ‘매니저○○’, ‘렛츠○’, ‘오○○’ 등 키스방 알리미들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증언한다.


모바일 기반 성구매 원스톱서비스


키스방 알리미들은 각종 성매매 알선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크롤링(데이터 끌어오기)해 알림을 보내는데, 성매매 여성들 출근 정보가 중심이고 예약 대행도 가능하다. 스케줄 체크에서 예약까지 ‘성매매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성산업의 또 다른 기생자인 키스방 알리미들은 최근 서울 강남 오피스텔에 똬리를 튼 마사지형 성매매 사업 등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서 가장 널리 알려진 키스방 알리미로 ‘노○’가 있다. 가입자 1만명, 유료회원(구독자) 1천명으로 추산되는데, ‘지난해 10월 기준 성매매 여성 9252명의 출근 기록 31만3339건을 수집해, 출근 알림 4만5245건을 성구매자에 보내왔다’고 홍보한다.


기자가 회원 가입 뒤 8월20일 특정 성매매 여성의 출근 알림을 설정했더니, 다음날 오전 10시께 ‘○○○ 급출(12~17시) 010-××××-××××’라는, 성매매 가능 시간과 예약 연락처 알림이 득달같이 날아왔다.


유료회원은 월 1만원을 내는 ‘브론즈’부터 10만원을 내는 ‘브이아이피’(VIP)까지 등급이 나뉜다. 등급에 따라 알림을 받는 성매매 여성 수나 관련 정보의 양이 달라진다. 월 10만원을 내는 브이아이피 텔레그램방 인원은 50명 안팎이다.


화이트해커 최씨는 유료회원 등급별 규모를 고려하면 ‘노○’의 회비 수익은 월 최대 525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노○’은 다른 키스방 알리미와 달리 별도 누리집(홈페이지)도 운영하는데, 누리집은 ‘매니저가 언제 출근하는지 사이트 새로고침을 계속하고 있기 너무 힘들지 않으세요? 등록해놓고 잊고 일상생활 하다가 알림이 오고 예약하시면 됩니다. 알림이 오기 때문에 남들보다 훨씬 빠르게 예약이 가능합니다!’라고 안내하고 있었다.


손쉽게 성매매 조장…대책 마련을


이렇듯 불법 성매매를 조장하고 불법적인 정보 공유가 이뤄지고 있지만, 키스방 알리미에 대한 사회적 대응 방안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화이트해커 최씨는 “키스방 알리미는 월 10만~50만원 정도의 서버 비용만 지출하면 운영할 수 있다”며 “키스방 알리미 정도의 프로그래밍은 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함께상담센터 감시사업팀 관계자는 “키스방 알리미는 예약이 어려운 업종인 키스방을 중심으로 생겨났다”며 “이런 형태의 텔레그램형 성매매 알선 시스템을 차단하지 않을 경우 성매매 알선의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되어 우후죽순처럼 퍼져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성매매 관련 정보를 공급한 부분은 성매매처벌법의 알선 행위로 처벌할 여지가 있다. 이승호 변호사(법무법인 대륜)는 “키스방 알리미가 성매매 여성의 출근 정보를 알려 실제로 성매매가 이뤄지는 게 확인된다면, 그 중간 플랫폼 운영자도 성매매 알선죄를 물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수사의 어려움이 존재한다. 박찬걸 충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해당 플랫폼(키스방 알리미)이 알려준 정보로 그 업소에서 성매매가 이뤄졌는지 입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채윤태 기자 [email protected], 곽진산 기자 [email protected], 박준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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