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국군의날 휴무일 지정… 백화점·여행업계 웃고, 자영업자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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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국군의 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며 유통가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여행업계는 수요 증대를 기대하며 환영 중이다. 다만 휴일근로수당이나 소비자 감소로 부담이 늘어난 자영업자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평일보다 주말·공휴일 매출이 많게는 두 배까지 상승한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장기 연휴가 아니고 퐁당퐁당 휴일이다 보니까 해외로 멀리 나가기보다는 가까운 백화점에 나오는 소비자가 많아질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마트 역시 예상치 못했던 ‘깜짝 휴일’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상차례나 가족 행사 등 집밥을 해야 하는 경우가 늘어나 장보기 수요도 생길 것”이라며 “고객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더 나올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요 백화점, 대형마트과 아웃렛은 올 추석 당일에도 영업하는 등 매출 부진을 타개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기에, 추가로 주어진 연휴가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행업계도 정부의 결정을 반기는 추세다. 직장인의 경우 이틀 연차휴가를 사용하면 6일을 쉴 수 있고, 사흘 사용시 9일까지 쉴 수 있어 여행에 좋은 기회다. 3년 차 직장인 홍모(29)씨도 “올해 여름휴가를 못 다녀와서 이김에 가까운 국내나 일본으로 나흘 정도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에서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50대 김모씨는 “당장 추석 연휴도 걱정인데 뉴스를 보고 한숨부터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다들 짧게라도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을텐데 그냥 문을 닫는 게 맞을지 고민 중”이라며 “더 이상 연휴가 반갑지 않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도 지난 3일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이 확정되자마자 걱정 어린 글들이 쏟아졌다. 한 게시물에서 “관광지나 사업장 사장님은 장사 잘 되면 공휴일 할증 비용이 괜찮겠지만 오피스 상권 매장들은 평일 하루 공휴일 걸리면 타격이 엄청나다”라는 글에 공감의 댓글들이 달렸다.
특히 통상임금의 1.5배인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5인 이상 사업자의 일반근로자가 휴일에 일을 하면 사용자는 시간에 따라 150%에서 200%까지 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아르바이트도 마찬가지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휴일근로수당은 1.5배를 줘야 하는데 국가가 지원하라” “직장인 밀집지역이라 하루 장사 망치게 됐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정부의 경기 활성화 효과 기대에도 회의적이다. 고물가·경기침체 장기화 등으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2일도 내수 활성화를 목적으로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6일간의 연휴를 만들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생산, 투자와 더불어 소비까지 감소하는 등 효과는 미미했다.
이다연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