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을 폭행해 자살에 이르게 한 10대 가해자 2명에게 징역 8년·10년이 선고됐다. 2심 법원은 이들의 수법이 극도로 잔인하다며 형량을 1심보다 높였지만, 이들의 현재 나이를 고려하면 20대에는 출소해 자유의 몸이 된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박진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협박 등),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공갈·공동상해) 등의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주범 A씨(18)와 B씨(20)에게 각각 징역 10년, 8년을 선고했다. 징역 7년, 5년을 선고했던 1심보다 형량을 높인 것이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9일 새벽 충남 서산시 읍내동의 한 모처에서 고등학생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폭행당한 고등학생은 결국 사망했다.

평소 선후배 사이였던 이들은 숨진 피해자가 A씨 여자친구와 친하게 지내는 점과 관련해 대화를 나누다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숨진 피해자에게 구걸을 강요하고 감금해 집에 못 가도록 했다. 휴대전화를 빼앗아 신고를 못 하게 협박하기도 했다.

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결국 “맞아서 억울하다” 등 심정을 토로한 뒤 아파트 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1만원 정도의 금전, 식사 한 끼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당시 16세인 피해자 등에게 구걸 행위를 강요하고 신고하지 못하도록 협박했다”며 “범행의 의도가 다분히 악의적이고 범행 방법 또한 악랄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해자가 자살한다는 소식을 듣고 피해자를 걱정하기는커녕 시체를 밟자는 말을 하는 등 그 냉혹함과 비정함이 극에 달했다”면서 “이미 사망한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사건 불법의 정도에 부합하는 응분의 처벌이 이뤄지게 하려면 중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다”면서 양형이유를 밝혔다.

김지훈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