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내 욕망은 성욕뿐"...일본 70대 재력가 사망사건 첫 재판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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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여성편력을 강조하며 70세가 넘은 나이에 20대 부인을 맞이한 일본 재력가의 사망사건 첫 재판이 12일 열렸다. 수사기관은 복잡한 여성 관계로 중세 유럽 전설의 바람둥이 '돈 후안'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 재력가의 부인을 범인으로 지목한 상태다.
최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70대 사업가 노자키 고스케(사망 당시 77세) 살해 혐의를 받는 전 부인 스도 사키(28)는 첫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스도는 "저는 사장님(노자키)을 죽이지 않았고, 각성제를 섭취하도록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노자키 고스케는 지난 2018년 5월24일 와카야마현 다나베(田)시에 있는 자택에서 급성 각성제 중독으로 사망했다.
일본 검찰은 부인이었던 스도가 각성제를 사용해 남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스도는 노자키가 사망하기 약 2개월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약물 완전범죄’ ‘각성제’ 등을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1개월 전엔 밀매 사이트를 통해 다량의 각성제를 주문했다고 한다.
노자키 집에서 일했던 가정부는 “부부가 늘 옥신각신했다. 아내가 저녁 식사를 자기 몫만 준비하거나 남편의 말을 잘 안들어서 남편이 이혼하겠다는 말을 한 적도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노자키는 사망하기 전에 15억엔(약 141억원)이 넘는 유산 전액을 아내가 아닌, 자신이 살던 다나베시에 기부하겠다는 유언장을 남겼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재판에서 스도 측 변호인은 “스도가 치사량의 각성제를 남편에게 어떻게 먹일 수 있었는지 등을 검찰이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자키는 일본판 ‘돈 후안’으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그는 자서전에서 "자신의 욕망은 성욕뿐"이라며 "돈을 버는 것은 미녀와 성관계하기 위해서"라는 신념을 드러냈다. 자서전에는 "기슈의 돈 후안, 미녀 4000명에게 30억 엔을 바친 남자"라는 제목이 붙어 있으며, 그의 삶과 여성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노자키는 2017년 하네다 공항에서 스도를 처음 만났고, 넘어지려던 그를 스도가 도와주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이후 그는 55세 연하인 스도에게 "마지막 여자가 돼 주겠냐"며 청혼했고, 2018년 2월 8일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결혼 3개월 만인 5월 24일, 노자키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사인은 급성 각성제 중독으로 확인됐다.
당시 스도와 가정부가 침실 소파에 알몸으로 쓰러져 있는 노자키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집에는 여러 대의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사망 당일 저녁부터 노자키가 숨진 채 발견된 시각까지 출입한 이들이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