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1라운드 마무리…승패 윤곽은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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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정진주 기자] MBK파트너스·영풍의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가 14일 종료되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1라운드가 마무리됐다. 다만 공개매수가 끝나도 어느 한쪽이 승기를 확실하게 잡지 못하면 분쟁은 장기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과 함께 종료된 MBK 측의 공개매수의 청약 수량은 결제일인 오는 17일에 공개된다. 이에 따라 경영권 분쟁 승패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 면에서는 MBK 측이 고려아연이 제시한 가격보다 낮지만, 여러 변수를 고려하면 승부 결과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려아연은 자사주를 주당 89만원에 최대 20%, MBK 측은 주당 83만원에 최대 14.61%까지 매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은 고려아연과 MBK 측 각각 3만5000원, 3만원이다.
이때 MBK 측은 최소 소수점 이상 수준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가격에서 밀려도 승패를 점치기 어렵게 하는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응하기에는 ▲MBK 측이 제기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 ▲양도소득세(세율 22~27.5%) 대신 배당소득세(최고 49.5%) 부과 등의 불확실성 때문에 먼저 공개매수가 끝나는 MBK 측의 제안이 더 매력적으로 여겨질 수 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영풍정밀 공개매수 종료일은 각각 오는 23일, 21일이다.
앞서 MBK·영풍 연합은 고려아연 측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해 개인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사에 2조7000억원이라는 차입금 부담을 하는 것이 적법·정당한 행위인지 묻고 싶다며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고려아연 측 공개매수에 모두 넣은 투자자는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는 점이 투자자들이 느낄 불확실성이다. 공개매수 경쟁이 끝나면 주가는 경영권 분쟁 전 주가인 50만~55만원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가 ‘확정된 수익’으로 청약이 안 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은 없으며 고려아연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논리로 투자자 설득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국내 기관투자자(내국법인)는 배당소득과 양도소득 모두 법인세법상 익금(세법에서 판단하는 이익)에 해당하기 때문에 동일 세율이 적용된다”며 “투자자의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확정적인 수익을 포기하고 MBK 측 공개매수에 응모하는 선택을 하는 경우 투자자들에 대한 계약상 의무를 위반하는 것으로 판단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소득 2000만원 이하의 개인투자자 대부분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더 많은 세후입금액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2000만원을 초과하는 개인투자자도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세금을 제하더라도 MBK 측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려아연이 최대 매수 물량을 20%로 높였다는 점에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수익을 확정할 가능성이 더욱 뚜렷해졌다”며 “시중 유통 물량이 20% 미만으로 추산된다는 점에서 자칫 지분 일부에 대해서는 청약이 안 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공개매수에서 승부가 나지 않는다면 경영권 분쟁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장기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양측의 보유한 지분이 비슷한 상황에서 경영권을 확보하려면 이사회 구성을 결정하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확보가 중요해진다. MBK 측은 공개매수 종료 후 임시주총을 소집해 이사회를 새롭게 구성할 계획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사회 싸움에서는 MBK 측이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고려아연 측의 자사주 매입물량은 의결권을 가진 우호세력인 베인캐피탈의 물량(2.5%)을 제외하고 전량 소각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자사주 소각 시 MBK 측의 의결권 비중을 확대시키게 된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 측이 자사주를 많이 가져갈수록 MBK 측에 유리해진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이 목표 물량 100% 달성 시 MBK 측은 7%만 확보해도 과반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정진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