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2년 8개월 째에 접어들면서 최근 병력 부족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곳곳에 '핀업걸(Pin-up girl)' 스타일의 모병 광고가 등장했다.

현지시간 16일,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우크라이나군 기계화보병여단인 제3 독립돌격여단이 이달 초부터 핀업걸 스타일의 여성들이 대거 등장하는 새 모병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제3 독립돌격여단은 지난 2023년 3월 휘하 정예부대 지휘관 5명이 이례적으로 얼굴을 드러낸 광고를 제작해 하루 150∼200건씩 지원자가 몰리는 대성공을 거둔 전력이 있다.

이후 여러 다양한 모병 캠페인을 진행해 왔는데 2년 8개월에 접어들며 장기회된 전쟁의 영향으로 우크라이나 전역 1000여 개 거리 광고판에는 핀업걸(Pin-up girl) 스타일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모병 광고들이 등장했다.

우크라이나 곳곳에 등장한 '핀업걸(Pin-up girl)' 스타일의 모병 광고 모습/  우크라이나 제3독립돌격여단 유튜브 캡처

우크라이나 곳곳에 등장한 '핀업걸(Pin-up girl)' 스타일의 모병 광고 모습/ 우크라이나 제3독립돌격여단 유튜브 캡처

네번째인 이번 캠페인에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병사들이 막사나 관물대에 성적인 매력을 어필하는 여성들의 사진들을 붙여뒀던 것에서 유래한 이른바 '핀업걸'이 등장한다.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에 세워진 제3 독립돌격여단의 빌보드 광고에는 군복을 입은 남성에게 안기듯 몸을 누이며 그윽한 눈빛으로 남성을 바라보는 여성의 모습이 담겼다.

또 군용 차량 위에서 빨간 하이힐을 신고 아찔한 미니스커트를 입은 모습의 여성이나, 한 손에 권총을 쥔 채 연기가 치솟는 전장을 향해 오토바이를 모는 병사를 끌어안는 여성이 모델로 등장하기도 했다.

군인 13명과 민간인 7명으로 구성된 제3 독립돌격여단 미디어팀을 지휘하는 크리스티나 본다렌코는 "현대전에서는 더욱 개방적일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육군에 속하는 게 멋지다는 생각이 받아들여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본다렌코는 또 "이런 홍보 활동은 신병 모집에 도움이 될뿐 아니라 유튜브 광고료만 월 1만5000달러(약 2000만원)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민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