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대통령에 칼 겨눈 韓, TK서 '배신자' 낙인 찍힐 것"…보수진영 끊임없는 반목 실망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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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보수진영의 곳간을 갉아먹는 집권여당의 '자중지란'(自中之亂)을 당장 멈추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거대 야당의 위헌적 입법폭주를 막기 위해 여권이 하나로 뭉쳐도 모자란 때지만, 현실은 집권당이 둘로 쪼개져 서로에게 으르렁거리고 '일전불사'(一戰不辭)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TK 시도민들은 정치적 존재감 과시를 위해 현직 대통령을 흔들고 있는 한 대표의 자중을 촉구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선 보수진영 차기 대권주자가 기댈 곳인 TK마저 등을 돌리기 전에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함께 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훈수가 나온다.
지난 21일 회동에서 화해의 실마리를 찾지 못 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가 점점 멀어지는 분위기다.
여당 대표로서 제대로 예우를 받지 못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이른바 '친한계'는 공개적으로 세력화에 나서며 일전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당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민생을 꼼꼼하게 챙기고 정책성과로 지지층을 확산해가는 것이 상식"이라며 "여당의 대표이자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가 주력해야 할 일은 존재감 과시가 아니라 국정목표 달성을 위해 힘을 보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표의 지지율이 예전만 못하고 핵심지지층을 중심으로 자중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한 대표가 경청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실제 한 대표의 최근 지지율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갤럽의 '차기 대통령감 선호도' 조사에서 한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간격은 총선 직전인 지난 3월 1주차 조사에서 처음 1%포인트(p) 차로 한 대표가 역전한 이후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긴 적이 없다. 9월 1주차 조사에서는 총선 이후 처음으로 두 사람의 차이는 두자릿수로 벌어졌다.
'보수 텃밭' TK에서조차 한 대표 지지율은 이 대표보다 낮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이 지난 8월 27일 실시한 '차기 대통령 후보 호감도 조사'에서 TK 시도민은 한 대표보다 이 대표에게 8.9%p를 더 지지한다고 했다.
이처럼 '현 정부 출범'과 '한동훈 대표 만들기'를 주도한 TK 시도민으로서는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다. 검찰에서부터 호흡을 맞춘 두 사람이 찰떡궁합으로 보수재건·국정개혁을 완수할 것이라 기대해 지지를 몰아줬는데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어서다.
지역의 한 국민의힘 당원은 "보수정당의 당무를 이끄는 한 대표가 내부를 향해 총구를 들이대는 모습만 보이는 것은 대구경북 시도민을 욕보이는 것"이라며 "정치공학으로 상대를 굴복시키겠다는 생각보다는 대승적 관점에서 국정이 제대로 굴러갈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다른 정치인사도 "지난 당 대표 선거에서 다른 후보들보다 대통령과 더 가깝고, 대통령과 조화를 이루겠다는 취지로 지역 지지자들의 몰표를 받아 당선됐는데, 이제 와서 대통령과 차별화하겠다며 총구를 겨누는 것은 TK 지지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하면서 "텃밭에서조차 배신자로 낙인찍혀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현 정부의 성공 없이는 정권 재창출이 요원함을 명심하고, 당장 눈앞의 정치적 이익보다는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국정 운영 성과 도출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TK는 지지후보에 대한 성원도 뜨겁지만 한 번 돌아서면 다시 마음을 되돌리기가 무척 힘든 지역"이라며 "이른바 '윤·한 갈등'이 보수진영의 정치적 자산을 모두 소진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가장 먼저 회초리를 들 곳도 TK"라고 말했다.
보수진영의 공멸을 피하려면 한 대표가 대통령과의 갈등을 줄이는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다.
구체적으로 야당의 대통령 흔들기를 사실상 돕고 있는 한 대표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뒤로 하고, 마음이 식어가는 집토끼(지지층)부터 보듬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당부가 나온다. 현직 대통령을 밟고 대망을 이룬 여당 대통령후보는 우리 헌정사에서 아무도 없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한 대표가 대선후보로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TK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한데, 지금처럼 TK가 만든 대통령과 반목하면 기대한 성과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광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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